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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가 말랐다”… 한국, 선수 발굴 못해 한숨

지난해 성적 부진… 부활 장담 못해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리는 한국은 풍부한 선수 자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무리 땅 속 자원이 넉넉해도 이를 채굴할 도구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한국이 딱 그런 상황이다. 가능성 있는 미래의 선수는 많은데 선수 발굴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등 국제 대회에서 잇달아 왕좌를 내준 한국이 ‘왕조 재건’을 장담할 수 없는 불안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액티베이트’는 e스포츠의 연간 매출액이 2020년까지 50억 달러(약 5조 58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미국프로농구(NBA·48억 달러),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37억 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국내 상황을 보면 제도가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눈앞의 시장을 놓치는 형국이다. 국내에서 게임단 대부분은 이적 시즌만 되면 한숨이 깊다.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이적 시장에 나오는 선수가 턱없이 부족해 최소한의 로스터 구성에도 애를 먹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입을 모아 선수 발굴을 위한 기초 시스템이 빈약하다고 말한다. 몇명 구단들은 자체 아카데미를 가동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중국 게임단의 공격적인 ‘선수 빼가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 게임단 관계자는 “e스포츠는 아직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지 못했다. 자연히 학원이나 스포츠 아카데미가 전무하다”면서 “축구, 야구처럼 초등학교부터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 가능성을 검증하기가 어렵다. 동네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눈에 띄면 선수로 발탁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수도권 외 지역에 경기장 3곳을 열겠다고 밝혔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서울에 있는 경기장도 공실률이 굉장히 높다. 경기장을 더 짓는 것은 전시행정의 전형”이라며 “경기장 짓는 예산을 선수 육성 사업에 쓰면 e스포츠 산업 발전에 훨씬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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