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불출마”… 한국당 전대, 흥행은 고사하고 ‘반쪽’ 우려 기사의 사진
김병준(가운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당대회는 미·북 정상회담 결과가 나오기 전인 27일에 예정대로 치르는 게 옳다”며 전대 연기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김지훈 기자
전당대회 연기를 요구해온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27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는 당권주자 6명의 전대 연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후보 등록일(12일) 직전까지 전대 날짜로 충돌하면서 “축제가 돼야 할 전대가 반쪽 전대, 분열의 씨앗이 될 것 같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전대는 모든 후보자가 정정당당하게 상호 검증을 하고 공정한 경쟁을 하여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출판기념회에서 전대 출마 의사를 밝힌 지 2주도 채 안 돼 불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홍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은 앞서 10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과 함께 전대 일정 연기를 공식 촉구했지만 당 선관위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다. 홍 전 대표 측은 “선관위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완전히 편향적으로 룰을 정하는 상황에서 더 시간을 끄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당대표를 두 번 지낸 홍 전 대표가 ‘정치 신인’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의 당권 경쟁에서 패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큰 만큼 불출마 명분을 찾아 출구전략을 택했다는 해석도 있다. 홍 전 대표는 선언에 앞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한국당이 탄핵 뒤치다꺼리 정당으로 계속 머문다면 미래가 없다. 그래서 대표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넘어서는 신보수주의 정당을 주창했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와 친박근혜 세력을 ‘탄핵 프레임’으로 고립시켜 계속 공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대 연기 요구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와 당 선관위 입장은 더 강경해지는 분위기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전대는 북·미 회담 결과가 나오기 전인 오는 27일 예정대로 치르는 것이 옳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전대 연기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선관위도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국민께 신의를 지키는 길”이라는 입장을 냈다. 비대위 회의에서는 일부 당권주자들의 전대 보이콧이 ‘해당(害黨) 행위’라며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선관위원장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일부 주자들이 끝까지 전대 연기 주장을 한다면 선관위원장 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비대위와 선관위의 ‘강경 모드’에 보이콧을 선언한 다른 당권주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한 당권주자는 “이미 당이 전대 일정을 조정하지 않으면 전대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당의 선택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런 식으로 전대가 치러진다면 새 지도부가 들어서도 당의 분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력 당권주자인 황 전 총리는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전 대표의 불출마와 관련해 “함께하는 전대가 되기를 바랐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황 전 총리가 ‘배박’(박 전 대통령 배신) 논란에 반박하기 위해 꺼낸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연장 거절’ 발언에 대해 “황 전 총리가 박근혜 국정농단의 공범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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