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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게임 지상천국 中… 더디지만 인식 변화

당국, 지재권 입장 사뭇 달라져… 위메이드 소송 이례적 손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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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지식재산권(IP) 침해로 ‘짝퉁 게임 양산국’이란 오명을 썼던 중국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그간 중국 시장의 빗장은 견고했고, 표절은 만연했다. 2017년 한한령(한류제한령)이 내려진 뒤 국내 게임사가 중국에 신청한 판호는 무더기 답보 상태다. 판호란 중국에서 게임이 서비스되려면 반드시 취득해야하는 현지 라이선스다. 중국 신문출판광전총국은 일괄 중단했던 판호 발급을 지난해 말부터 재개했지만 아직 국내 게임에 대한 허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게임사들은 뒤에서는 ‘짝퉁 게임’을 양산해왔다. 일례로 국내 게임사인 펍지주식회사에서 신청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판호는 발급되지 않고 대신 유사 게임 수십 종이 중국 내에서 공공연하게 서비스되고 있다.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워낙에 폐쇄적인 데다가 표절 게임이 나와도 자정 능력이 거의 없다”며 “결국 표절 게임에 대한 검열을 국내 게임사들이 직접 해야 하는데 그 넓은 시장을 다 훑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령 위반 사례를 찾더라도 소송에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어 속앓이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다만 최근 IP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이 사뭇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은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중국 게임사 37게임즈를 상대로 낸 ‘전기패업’ 서비스 금지소송에서 위메이드측 손을 들어줬다. 37게임즈는 중국 게임사 샨다에 ‘미르의 전설’ IP 서브 라이선스를 받아 ‘전기패업’이라는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했다. 샨다는 본래 위메이드가 개발한 게임 ‘미르의 전설2’를 중국 시장에 배급하던 게임사였으나 슬그머니 해당 게임을 베낀 다른 게임을 개발해 위메이드에 지급하던 로열티를 최소화했다. 샨다는 ‘미르의 전설’ 퍼블리싱 라이선스가 있지만, IP의 원래주인인 위메이드의 허가 없이 서브 라이선스를 타사에 줬다가 문제가 된 것이다.

위메이드는 이 외에도 복수의 법원에서 샨다와 저작권 소송을 진행 중이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이번 판결로 샨다게임즈의 서브 라이선스가 불법행위라는 점은 더욱 명확해졌다. 진행 중인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사 웹젠의 경우 몇 해 전 중국 파트너사인 장유(ZY)를 통해 ‘뮤 온라인’을 도용한 중국 게임 ‘기적신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500만 위안(약 8억80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기도 했다.

중국이 이처럼 IP에 대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최근 세계 시장에서 중국 게임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게임 시장 규모가 크다. 특히 PC 및 모바일 게임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게임 무역이 활발히 이뤄지는 시대에 IP 침해와 같은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면 최악의 경우 시장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

미·중 무역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IP 보호를 강력히 요구한 것도 한몫했다. 지난달 특허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2월 국무원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중화인민공화국 특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특허권 침해 피해액의 최고 5배를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배상 방침이 명시돼있다. 해당 개정안은 전국인민대표대회 심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해 8월 “지식재산권 보호제도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 주도의 신 실크로드 전략 구상) 공동건설 및 추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중국은 각 나라와 대화 협력을 강화해 지식재산권 보호를 효율화하기를 원한다”고 공언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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