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용어 바로 알기] ‘큰 자’였던 사울이 ‘작은 자’인 바울로?

사울은 단지 유대식 이름일 뿐 전도 여행 중 헬라식인 바울로 뜻도 ‘큰 자’ 아닌 ‘간구한 자’

[교회용어 바로 알기] ‘큰 자’였던 사울이 ‘작은 자’인 바울로? 기사의 사진
잘못된 정보는 불필요한 오해를 만든다. 수정되지 않은 채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공유하게 되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믿게 되는 오류의 늪에 빠지게 된다. 전달한 사람이 누군가에 따라 왜곡된 정보가 사실을 위협하기도 하며 그것에 대한 맹신은 더욱 깊어진다. 이런 현상은 교회용어 가운데도 있다. 바울이 회심하기 전에는 ‘큰 자’라는 뜻의 사울이었지만, 예수님을 믿고 ‘작은 자’라는 뜻의 바울로 이름을 바꿨다는 말이 그렇다. 은혜로운 해석이기는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다. 첫째는 바울이 예수님을 만난 후 그의 이름을 바꿨다는 것이며, 둘째는 사울이라는 이름의 뜻이 ‘큰 자’라는 해석이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글과 일본식 이름을 썼던 것처럼, 로마의 지배에 있던 유대인들은 마가 요한처럼(행 12:12) 히브리식과 헬라식 이름을 갖고 있었다. 사울과 바울은 유대와 헬라식 이름으로 로마 시민권을 갖고 태어난 바울이 원래 가지고 있던 이름이다.(행 13:9)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 후에도 사울이라는 이름을 얼마 동안 계속 사용했다. 안디옥교회에서 바나바와 사역할 때도 바울은 사울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고(행 11:25~27), 예루살렘교회로 파송될 때와 최소한 1차 전도 여행을 시작할 때까지 사울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행 13:1~3)

그러나 1차 전도 여행 중 자신이 이방인을 위해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고, 유대식 이름인 사울 대신 헬라식 이름인 바울을 본격적으로 쓰게 됐다.(행 13:13, 16). 사울이라는 이름의 뜻도 ‘큰 자’가 아니라 ‘간구한 자’라는 뜻이다. 사울을 ‘큰 자’라고 오해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초대 왕인 사울이 모든 백성보다 어깨 위만큼 더 컸다는 말씀(삼상 9:2)에 대한 환영(幻影)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설프고 은혜롭게 포장된 해석이 아니라 성경적 사실에 근거할 때 부르심에 충실히 하고자 헬라식 이름을 선택했던 바울의 복음에 대한 열정이 제대로 전해질 수 있다.

이상윤 목사(영국 버밍엄대 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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