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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진동에도 식은땀… 규모 4.1 지진 포항 트라우마 여전

매주 30여명 재난심리센터 노크

휴대폰 진동에도 식은땀… 규모 4.1 지진 포항 트라우마 여전 기사의 사진
경북 포항에 사는 정모(58)씨는 “TV에 지진 관련 뉴스가 나오거나 전화기에서 경보음이 울릴 때면 등에서 식은땀이 나고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고 말했다. 포항에 살다 이사했다는 김대영(55)씨는 “지난해 가족들과 상의 후 대구로 이사했지만 지진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고 했다.

이런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지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 이후 1년이 넘었지만 포항에서 지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근 포항시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시민 41.8%가 지진 공포와 트라우마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에는 도심서 50㎞ 떨어진 동해상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지진으로 인한 진동이나 피해는 없었지만 휴일 낮에 갑자기 울린 긴급 재난 문자 경보음이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포항 시민들은 뉴스나 기상청 경보 발령은 물론, 진동이나 큰 소리 같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5월부터 시민들의 지진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흥해보건지소에 포항시재난심리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정신건강요원 등 전문인력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우는 상담과 사례관리 등을 통해 회복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하면 정신건강 전문의를 찾도록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윤태교 상담심리사는 “매주 30여명이 상담과 치료를 위해 센터를 찾고 있으며, 고령의 주민들은 물론 40∼50대 등 연령층도 다양하다”면서 “시민들이 지진 전 상황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진 발생과 유사한 외부 자극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잠을 못 자거나 밥도 못 먹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며 “정신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시는 시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트라우마 치유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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