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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예산 협상 잠정 타결… 트럼프 수용 여부 관건

14억달러 못미쳐 트럼프 요구와 격차… 엘패소서 재선 유세 “장벽 지을 것”

장벽예산 협상 잠정 타결… 트럼프 수용 여부 관건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의 카운티 콜리세움 경기장에서 손가락으로 지지자들을 가리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을 위한 유세에서 엘패소의 폭력범죄율이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경장벽은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맞불 집회에 대해선 “베토 오루어크는 이미 패배했다”고 비난했다. AP뉴시스
미국 의회가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재발을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장벽 건설 예산 규모에는 한참 못 미쳐 셧다운 재연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에서 열린 2020년 재선 캠페인에서 “국경장벽은 생명을 구한다”고 주장하며 장벽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연방 상·하원 협의회는 국경장벽 예산 협상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사태를 봉합하기 위해 정한 협상 마감 시한을 나흘 앞두고 잠정 타결을 이룬 것이다.

미 언론들은 합의 사항에 국경장벽 건설 예산으로 13억7500만 달러를 편성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억류 가능한 불법 이민자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요구는 협상안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은 13일까지 최종 협상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다. 양원 협의회가 합의한 국경장벽 예산 규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57억 달러와 큰 차이가 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협상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협상이 진전을 이뤘다고 들었다”며 “어쨌든 우리는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단 의회 협상안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엘패소의 카운티 콜리세움 경기장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주제로 올해 첫 선거 유세를 벌였다. 그는 “미국에 필요한 장벽을 지어야 한다”며 “텍사스주 리오그란데에도 크고 아름다운 장벽이 건설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엘패소는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였지만, 강력한 장벽이 세워지면서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가 됐다”고도 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국경장벽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장벽을 지어라(Build the Wall)’ ‘장벽을 완공하라(Finish the Wall)’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환호했다.

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베토 오루어크 전 하원의원은 유세장 근처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오루어크 전 의원은 집회 ‘진실을 위한 행진(March for Truth)’에서 “국경장벽은 생명을 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삶을 끝내버린다”며 “엘패소는 장벽 때문이 아니라, 장벽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패소는 오루어크 전 의원의 고향이다.

집회에는 수천명의 오루어크 전 의원 지지자들이 모였다고 WP는 전했다. 지지자들은 ‘베토를 대통령으로’라고 적힌 깃발과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증오하게 만들었다(Trump made America hate again)’고 쓰인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AP통신은 “맞불 집회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1년간 이어질 싸움이 본격 시작됐음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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