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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의 두글자 발견 : 관계]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으니 합력해 선을 이루라

[이지현의 두글자 발견 : 관계]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으니 합력해 선을 이루라 기사의 사진
기독사진작가 이광우의 ‘세 겹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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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A씨는 상처받을까 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두렵다.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여러 사람과 대화하는 대신 SNS를 즐기는 편이다. 종종 홀로 영화를 보거나 퇴근길에 혼자 코인 노래방에 들러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일예배만 드리고 셀 모임엔 참석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자신이 사람들 사이에 떠 있는 섬처럼 느껴졌다. 처음엔 혼자가 편했는데 지금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듯하다. 어느새 세상에 혼자가 된 기분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심리적 거리를 두고 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방’(혼자 노래방 가기)이란 단어는 이제 낯설지 않다. 포털사이트에 ‘혼자’를 입력하면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이 연관 검색으로 뜰 정도로 ‘혼여’(혼자 여행하기)도 흔해졌다. 1인 가구는 이미 전체 가구 수에 30%를 육박한다. ‘혼자’는 외로움·고독·소외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닌 자유로움과 개인을 표현하는 단어가 되고 있다.

왜 혼자가 편할까

일본의 정신과 의사 오카다 다카시는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에서 인간관계를 귀찮아하고 혼자 있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회피형 인간’으로 분류했다. 그는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거리를 둘 뿐만 아니라 실패할 것 같은 일, 상처받을 만한 일을 최대한 피해 가려고 애쓰기 때문에 인생 자체가 위축되기 쉽고, 자신의 능력보다 질적으로 낮은 삶에 만족하며 살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가족관계를 비롯한 대인관계, 성생활, 자녀양육 등 친밀함이 필요한 인간관계에 점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혼인율이나 출산율 저하의 주범으로 경제적 문제를 지목하곤 하지만 실제로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다. 지금보다 훨씬 가난하고 궁핍한 시대에 혼인율이나 출산율은 월등히 높았다.…지금 많은 사람이 혼자 지내는 시간이나 자신을 위해 쓸 돈을 줄이면서까지 가족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것은 경제문제만이 아닌 회피형 애착 성향 때문이다.”(오카다 다카시의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중에서)

분주한 일상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자신을 성찰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인간은 유대관계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단절되면 해결되지 않는 정서적 결핍이 생긴다.

진정한 행복은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930년대 말 미국 하버드대에 입학한 2학년생 268명의 삶과 서민 남성 456명, 여성 천재 90명을 72년간 추적한 성인발달 연구 프로젝트가 유용한 지침을 안겨준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가족·친구·공동체와의 사회적 연결이 긴밀하면 할수록 더 행복하고 건강하며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데 있다. 연구의 결론에 따르면 좋은 관계는 몸뿐만 아니라 뇌까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까운 이들과 함께 웃고 울며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 자체가 행복한 인생이지 않을까. 연구를 주도해 온 베일런트 교수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라고 결론지었다.

또 긍정의 심리학자 에드 디너와 마틴 셀리그먼의 ‘아주 행복한 사람들’과 ‘덜 행복한 사람들’의 비교 관찰 연구에 의하면 두 집단 간의 차이점은 풍성하고 만족스러운 사회적 관계의 존재 여부였다. 최고의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것을 나눌 수 있는 연인이나 가족 친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학자는 이런 말을 남겼다. “공평하고 친밀하며 서로 돌봐주면서 평생을 함께하는 동반자 관계보다 강력한 행복의 조건은 없다.”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갈등은 관계에서 발생하지만 그 갈등을 극복했을 때 생기는 힘과 긍정적인 에너지는 인간관계에서만 얻을 수 있다.

하나님은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관계를 통해 성장하길 원하신다. 서로 돕고 살라고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전 4:9~10) 무엇보다도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가 회복되길 가장 원하신다.

관계의 반대말은 단절

현대인들은 자신의 유익을 추구하는 대인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성경은 이웃을 유익하게 하는 대인관계를 맺으라고 권면한다. “네 손이 선을 베풀 힘이 있거든 마땅히 받을 자에게 베풀기를 아끼지 말라.”(잠 3:27)

목회상담가들은 신앙생활은 오래되고 직분도 맡았지만, 신앙이 자라지 않는 사람의 경우 관계의 걸림돌을 생각해볼 것을 권면한다. 사람과의 피상적인 관계는 결국 하나님과도 피상적인 관계를 맺게 한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처럼 하나님도 나 같은 인간이 접근해오는 것을 싫어하실 거야”라고 생각한다는 것.

이관직 총신대 교수는 ‘관계의 걸림돌 극복하기’에서 대인관계를 방해하는 걸림돌을 성격장애, 불안장애, 역기능 가정의 성인아이, 죄와 마귀 네 개의 범주로 나누며 미성숙한 성격이 대인관계의 큰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나만 잘났어’라고 생각하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교만한 눈이 걸림돌이며 이기적인 대인관계를 맺는다. 또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여기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칭찬을 소화하지 못하고 관계에서 오는 불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교수는 관계의 걸림돌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인관계에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임재를 인식하는 눈이 필요하다. 대인관계에서 극단적으로 단절된 경우에도 예수님과의 관계는 견고하며 불변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외롭고 힘든 환경 속에 있어도 하늘로부터 내려온 생명 줄이 연결돼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관계의 어려움이 때로는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며 사람들에게 목숨 걸지 않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심리적으로 영적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이관직의 ‘관계의 걸림돌 극복하기’ 중에서)

관계에 하나 더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혼자’라는 말과 ‘하나’라는 말은 비슷한 것 같지만 엄연히 그 뜻이 다르다. ‘혼자’는 타인과 관계없이 서 있는 외로운 사람을 의미한다면, ‘하나’는 여럿이 뭉쳐서 한 덩어리가 되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하나님은 여럿이 하나 되고 일치되어 공동체를 이루는 것을 좋아하신다. 지혜의 왕 솔로몬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싸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 4:12)

기도에도 세 명이 짝을 이뤄 함께 기도하는 ‘세 겹 줄기도’가 있다. 구약성경 출애굽기 17장에 ‘세 겹 줄 기도’가 처음 등장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아말렉 군대와 전투할 때 모세의 기도 팔이 떨어지지 않도록 아론과 훌이 함께 붙잡고 기도해 전쟁에서 승리했다. 성경은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20)고 말한다. 두세 사람이 모여 합심해서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응답하시고 축복해주신다는 뜻이다.

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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