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피고인 줄줄이 출소… 국정농단 사태 어느덧 ‘석방국면’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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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탄핵한 지 708일이 지났다. 2016년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던 수십 명의 피고인 중 상당수가 풀려났다. 세상을 뒤흔들었던 국정농단 사건이 이제 ‘석방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다만 삼성 뇌물 등 주요 사건은 아직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1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 뇌물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심리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만큼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축인 삼성 뇌물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오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삼성물산 합병 등 일부 사건들도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이처럼 재판이 장기화하면서 구속 기간 만료로 풀려나거나 형을 다 채우고 출소하는 피고인들이 나오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심급별로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최장 6개월까지다. 1심에서는 첫 구속 기간 2개월에 더해 2개월씩 두 차례, 2심과 3심은 2개월씩 세 차례 구속 기간 갱신이 가능하다. 실형을 선고받았다 해도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구속 기간을 넘겨 재판이 진행될 경우 법에 따라 석방해야 한다.

대표적 사례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2월 국정원 불법사찰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384일 만인 지난달 3일 석방됐다. 국정농단 사건과 불법사찰 사건을 통틀어 1심에서 모두 징역 4년이 선고된 우 전 수석이 풀려날 수 있었던 이유는 구속 기간 때문이다. 항소심 재판이 길어지면서 6개월의 구속 기간이 만료됐다.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될 경우 우 전 수석은 남은 형을 살아야 한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해 8월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블랙리스트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됐지만 대법원에서 구속 기간 내에 결론을 내지 못해서다. 그러나 화이트리스트 사건 1심 재판부가 석방 60일 만인 같은 해 10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면서 김 전 비서실장은 다시 수감자 신세가 됐다.

다사다난한 ‘국정농단 구속사(史)’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인물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조 전 장관은 2017년 7월 1심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석방됐다. 그러다 6개월 만인 지난해 1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다시 수감됐다. 이후 대법원 심리가 길어지면서 구속 8개월 만인 같은 해 9월 구속 기간 만료로 다시 풀려났다. 화이트리스트 사건 1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가까스로 구속을 면했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국정원장 3인방도 영장 기각과 법정구속, 구속 기간 만료 석방과 재수감 등을 거듭했다. 2017년 11월 검찰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원장 3명에 대해 모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병호 전 원장에 대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구사일생한 이병호 전 원장은 그러나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병기 전 원장도 1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6월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됐지만 10일 만인 같은 달 15일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들 모두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아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선고된 형을 모두 채워 풀려난 피고인들도 있다.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던 장시호씨는 지난해 11월 ‘형기 만료’를 이유로 법원에서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구속 기간 만료 전에 형기를 다 채운 경우다.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됐던 장호중 부산지검장에 대해서도 법원은 같은 이유로 지난 6일 석방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지난해 5월 확정된 1년을 모두 채워 만기 출소했다.

이화여대 학사 비리 사건 관련자도 모두 형을 채우고 석방됐다. 각각 징역 2년의 형이 확정됐던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 학장은 최근 만기 출소했다. 최 전 총장은 2월 12일, 김 전 학장은 지난달 17일 석방됐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은 지난해 7월 만기 출소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돼 항소심에서 징역 24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오는 4월 17일 0시까지다. 전원합의체에 회부돼 구속 기간 만료 전까지 선고가 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기간 내에 대법원이 형을 확정하지 못한다고 해도 석방될 가능성은 없다. 이미 박 전 대통령은 불법 공천 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을 확정받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아직 특수활동비 사건 항소심이 남아 있다. 지난해 7월 1심에서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아직 항소심은 열리지 않은 상태다. 박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인 정호성·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의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달리 특활비 일부를 뇌물로 판단하면서 그의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법원에서 삼성 뇌물 등 주요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오면 국정농단 사건은 어느 정도 매듭이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환송하면 재판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 법으로 정한 ‘석방의 조건’
만기출소 가장 일반적… 재판 길어지면 구속기간 내 풀어줘야


수감된 피고인이 풀려나는 경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기본적으로는 확정된 형을 모두 살고 나오는 만기출소가 있다. 그다음으로는 보석 석방이다. 구속 재판이 필요하지 않다고 재판부가 판단하면 재판 출석 서약서, 보증금 등을 법원에 내고 석방될 수 있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주목받았던 것이 바로 구속 기간 만료로 인한 석방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심급별로 최장 6개월간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다. 재판이 구속 기간보다 길어지면 도중에 피고인을 석방해야 한다. 다만 대법원에서 형이 최종 확정될 경우 다시 형을 살아야 한다. 구속 집행정지는 형이 확정되지 않은 피고인에게 질병이나 출산, 장례식 참석 등 석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일정 기간을 두고 구속 상태를 정지하는 제도다. 형 집행정지는 형이 확정된 피고인에게 심신에 장애가 생겨 수형생활을 도저히 할 수 없을 때 집행을 정지한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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