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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미국 교회와 대학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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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과 함께 미국의 교회와 대학들을 탐방하고 있다. 미시간에서 출발해 동부 지역 도시들을 돌아보는 여정이다. 유학하면서 보지 못했던 미국 교회와 대학의 특징들을 보게 돼 매우 흥미롭다. 장시간 운전하며 제자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엿보게 된다. 오랜 전통을 가진 교회와 대학들을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과 비교하게 된다. 미국이라고 해서 단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배울 만한 장점들이 상당히 많다.

이번에 방문한 교회들은 하나같이 ‘전통과 혁신’의 정신을 갖고 있었다. 미국교회사를 보면 하나의 교단이 국가 전체를 압도할 만큼 성장한 일이 없다. 다양한 교단이 경쟁하면서 살아남기도 하고 도태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한 교회들은 교회만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에 맞게 혁신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사회학자 피터 버거는 “종교란 사회의 무질서를 막고 세계를 설명하는 틀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주장은 결국 ‘전통과 혁신’으로 귀결된다. 물론 이 두 가지 개념은 서로 긴장관계에 있다. 전통을 지키는 것은 안정감을 준다. 반면 전통만 고집하면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지 못할 위험성이 커진다. 신자들의 삶 속엔 다양한 고민이 있다. 교회가 이들의 삶을 무시한 채 전통만 고수할 수는 없다. 혁신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올바른 세계관과 가치관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교회의 혁신은 필요하다. 신자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이들의 삶을 복음으로 변화된 인생으로 이끌기 위해서라도 혁신은 필수 과제다. 이번에 방문한 교회들의 교단은 모두 달랐다. 하지만 전통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혁신을 한다는 점에선 하나였다. 이런 교회들은 생존을 넘어 어김없이 지역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다.

미국의 대학들은 ‘창의성과 실용성’이 돋보였다. 대학이 공공기관들과 다른 점은 경직되지 않은 자유로운 분위기에 있다. 그런 면에서 미국의 대학들은 한국의 대학들보다 훨씬 더 자유로워 보였다. 강의실 분위기만 해도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보다 자유로운 토론이 중심이다. 한국처럼 교수는 말하고 학생들은 듣기만 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암기식 교육에 익숙한 학생들에겐 낯선 풍경이다. 쓸데없는 듯한 학생들의 질문이나 발언도 교수들은 진지하게 받아주고 답한다. 질서가 없어 보이는 자유 토론을 통해 다양한 사고와 학문에 대한 탐색이 진행된다.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배양한다. 무엇보다 창의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하게 된다.

미국 대학이 지닌 실용성도 눈길을 끌었다. 사실 미국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정신이 실용성이기도 하다. 현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물론 창의성과 실용성이 일면 대립하는 가치로 느껴지기도 한다. 실용성만 따지면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창의성만 붙잡으면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선도적인 대학들은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고 성장한다. 세계은행 고등교육팀장을 지낸 자밀 살미는 위대한 대학의 특징을 ‘자유’ ‘자율’ ‘리더십의 조화’ 3가지로 꼽았다. 자유와 자율이 창의성의 영역이라면 리더십은 실용성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손꼽히는 대학들은 모두 이런 특징을 갖고 있다.

사실 이런 조화와 균형은 상식의 영역이다. 우리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인 셈이다. 하지만 좋은 교회가 지닌 ‘전통과 혁신’의 조화, 좋은 대학이 가진 ‘창의성과 실용성’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소통의 가치를 새롭게 깨달았다. 목회자와 신자, 교수와 학생, 나아가 교회와 대학 그리고 사회가 원활하게 소통한다면 그 끝엔 조화로운 균형이 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희망과 가치의 소통 속에서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교회와 대학들도 더욱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교회와 대학이 사회 안에서 더욱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우병훈(고신대 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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