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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지부진한 권력기관 개혁, 더 미룰 이유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과 함께 내세운 핵심공약이 권력기관 개혁이다. 국가정보원과 검찰 등에 쏠린 권력을 분산시켜 남용을 막겠다는 취지다. 역대 정권이 시도했고, 절대 다수 국민들도 바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권력기관의 저항이 거셌고 여야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나기 일쑤였다.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지금까진 그렇다. 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권력기관 개혁의 맨 꼭대기에 올려놓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음에도 아직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다루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논의 또한 답보 상태다. 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관계 기관장들을 불러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는 것도 지지부진한 권력기관 개혁에 속도를 내기 위함이다.

권력기관 개혁은 시급한 과제다. 그중에서도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은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개혁은 입법을 통해 완성된다. 하지만 법제화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공수처 설치를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이가 크다. 결국 국회가 문제다. 자유한국당은 특별감찰관과 상설특검이 있는데 공수처를 설치하는 건 옥상옥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상설특검은 사후적 기구이고 특별감찰관은 수사권이 없어 공수처와는 성격이 판이하다. 공수처 설치 목적이 검찰의 권력 눈치보기 식 수사 차단에 있는 만큼 대안을 갖고 논의를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 공수처가 필요 없다면 상설특검을 상임특검으로 한다든가 특별감찰관의 감찰 범위를 넓히고 수사권을 주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그나마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경찰에 1차적인 수사권을 부여하고 검찰의 지휘권을 없애는 쪽으로 의견접근이 이뤄진 건 다행이다. 이렇게 되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고, 국민들이 경찰에서 조사받고 검찰에서 또 조사받는 이중수사가 없어진다.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와 국민의 기본권을 동시에 강화하는 이런 개혁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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