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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해에도 어김없이 고용 참사… 정부는 해결 의지 있나

실업자 수 등 각종 지표 작년보다 더 나빠져… 최저임금·탄력근로 입법 노동계 반대에 한걸음도 못 나아가

새해 첫 달에도 고용참사다. 그냥 연속이 아니라 더 나빠졌다. 1월 실업자는 122만4000명으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새 20만명이 늘었다. 실업률도 4.5%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가 고용 상황을 잘 반영한다고 내세우는 고용률(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59.2%로 60% 아래로 추락했다. 국민이 체감하는 실업 상황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 실업률)은 13.0%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였다.

고용의 양적 측면뿐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자리가 늘어난 업종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7만9000명), 농림어업(10만7000명) 등이다. 제조업(-17만명)이나 도·소매업(-6만7000명)은 줄었다. 정부가 일자리 예산을 투입해 만들어낸 공공 분야는 늘어난 반면 양질의 민간 일자리는 크게 줄어든 셈이다. 거기다 지난해 4월부터 줄고 있는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 폭이 전달(-12만7000명)보다 확대됐다.

정부는 또 ‘세금 투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들고 나왔다.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일자리 확대에 나서 신규 채용 규모 2만3000명은 기존대로 추진하고 추가로 2000명을 더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급한 불을 꺼야 하겠지만 ‘세금 일자리’가 근본 대책이 아니며 결국은 경제에 부담이 될 뿐이라는 것을 관료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새해에도 이어지는 고용 부진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의 경직적 시행으로 대표되는 소득주도성장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킨다. 어쩌면 지난해 16.4%에 이어 올해 추가로 10.9% 오르면서 모두가 예상됐던 결과이기도 하다. 다만 정부만 턱없는 아집과 옹고집으로 ‘괜찮아질 것’이라는 말만 되뇌고 있을 뿐이다.

고용 사정이 이런데도 발등의 불인 두 노동 현안은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이달 중으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위한 법 개정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물 건너간 분위기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반대하면 노동 관련 입법이 한 발짝도 못 나아가는 현상이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다. 14일로 예정됐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 확정도 노동계와의 여론 수렴을 이유로 미뤄졌다. 집단의 힘을 믿고 밀어붙이는 노동계를 언제까지 달래고 얼러야 하는지 답답하다. 양대 노총의 배짱과 정부의 좌고우면 속에 주로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고용 위기만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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