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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상시 채용’ 늘어나는데… ‘취업은 더 어려워질 것’ 우려

비인기 과목 전공자에 더 좁아질 취업문

기업들 ‘상시 채용’ 늘어나는데… ‘취업은 더 어려워질 것’ 우려 기사의 사진
사진=뉴시스
앞으로 현대자동차처럼 상시 채용으로 전형 방식을 바꾸는 대기업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별도의 교육 및 적응 기간 없이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구직자 입장에선 정기공채에 비교해 시기, 규모 등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시 채용이 확대되면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들이 정기공채에서 상시 채용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려는 건 능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능력 있는 인재라면 시기와 상관없이 언제라도 뽑겠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주요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블라인드 채용’ ‘탈스펙 채용’ 등도 모두 불필요한 조건보다 업무 능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방향을 드러낸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13일 “기존 정기공채 방식으로는 적시에 적합한 인재확보에 한계가 있어 연중 상시공채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직자 입장에선 상시 채용 도입이 확산되면 일자리 구하기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상시 채용으로 입사하려면 해당 업무에서 일할 능력을 갖췄다는 걸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 관계자는 “내가 지원하는 기업과 팀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해졌다”면서 “구직자로선 공채보다 더 까다로워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채와 달리 상시 채용은 기업의 필요에 따라 채용 시기와 규모가 불규칙하기 때문에 구직자들은 늘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2년째 취업을 준비 중인 김모(30)씨는 “삼성, 현대차 공채가 상·하반기 취업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인데 그게 사라진 것”이라며 “취업할 곳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당황스러워했다.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이 자신의 방향을 정확하게 정하고 이에 맞는 경력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마케팅이면 마케팅, 회계면 회계 이런 식으로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정확히 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하는 직무에 대한 학습과 경험을 미리 쌓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수시로 채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해당 기업 홈페이지나 취업포털사이트 등의 채용정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취업정보의 비대칭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업이 채용정보를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을 경우 구직자들이 지원하려는 회사에 재직 중인 선배나 지인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이 때문에 개인 간, 지역 간 정보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인턴 등 경험을 쌓는 기회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인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실제로 업무하는 걸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인턴 제도 도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업이 선호하는 전공이나 업무가 편중돼 있기 때문에 비인기 과목 전공자의 경우 취업 문이 지금보다 더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공채는 계열사 전 부문에 걸쳐 모집을 하므로 직무가 없어서 지원 못 하는 구직자는 드물었다”면서 “상시 채용이 되면 수요가 적은 직무의 구직자는 지원기회 및 입사 가능성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준엽 손재호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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