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딸 출생 3일 만에 뇌성마비… 절망 않고 치료법 30년 연구

뇌 발달 연구 선구자 김일권 목사, 뇌과학 전시관 설립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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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권 뇌과학연구원장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안양에 있는 뇌과학연구원에서 30여년 뇌과학 연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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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연구원장 김일권(68) 목사는 뇌 발달 연구의 선구자로 꼽힌다. 그는 지난 30여년간 뇌 발달 이론을 연구해 발달 장애아 치료에 활용해 왔다. 이를 위해 경기도 안양과 의왕, 경북 포항 등지에 총 1만여평 연구 시설을 설립했다. 세계적인 뇌과학 전시관을 세우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올해 초에는 월간 과학잡지 ‘노벨사이언스’가 주는 과학창의혁신대상을 받았다. 30여년간 연구한 뇌과학을 근거로 뇌발달 프로그램을 개발, 발달장애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다양하게 치료하고 교육한 공로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안양 뇌과학연구원에서 김 원장을 만나 그간의 활동을 들어봤다.

김 원장은 1981년 첫딸 승이를 얻게 되면서 뇌과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승이는 출생 3일 만에 급성황달을 앓았고 이후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김 원장은 전 세계 어디에도 뇌성마비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크게 절망했다. 하지만 그냥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뇌에 관심을 갖고 뇌를 공부하고자 했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SPARC 과정, 카이스트 생명과학대학 바이오과정, 연세대, 명지대, 한양대 의과대학, 아주대 임상대학원 등을 찾아 뇌에 대해 배우고 연구했다.

그러면서 일반인에게 생소한 뇌과학 지식을 쉽게 정리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그는 1988년 라디오 방송을 시작으로 MBC ‘아침의 창’에 출연했고 국민일보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에 관련 글을 게재했다.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20여회 초청 강연도 했다. 또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강봉균 교수의 지도로 ‘시냅스 가소성과 자폐증 치료 연구에 대한 논문’을 써 자연과학대학장상을 받았다. 한양대 의과대학과 업무협약을 해 발달장애와 자폐증 연구에도 참여했다.

김 원장은 세계적인 뇌 과학자로 꼽히는 조장희 박사의 제자다. 조 박사는 뇌의 내부 영상 촬영기인 ‘MRI 7테슬라’를 제작한 인물이다. 김 원장은 조 박사와 뇌 연구를 함께하면서 이전보다 자세한 뇌 조형물을 만들었다.

그는 이렇게 얻은 지식으로 발달장애를 치료했다. 아내 강정아 한국특수요육원 원장과 함께 발달장애 아동 7000여명을 상담하면서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생후 20개월 전후에 활용하면 뇌 질환 또는 뇌 발달 장애를 고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때가 최적의 시기지만 이후에도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시냅스를 재연결, 재배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한국특수요육원 부설로 경기도 안양에 ‘브레인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뇌과학연구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편백 숲인데 이 숲에서 발달 장애 아동들이 감각을 통합시키고 인지를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이곳에 직접 만든 뇌의 구조물을 전시해 뇌를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감각과 기억, 동작, 행동과 깊은 관련이 있는 변연계를 나무와 석회 등을 이용해 2m 크기로 설치해놨다.

현재 그는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카이스트 생명과학기술대학. 한양대 의과대학, 수원대 뇌과학연구소, 서울교육대학 등의 뇌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또 혁신리더 협회, 웨신대 등에서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한국특수요육원 등에서 매주 강연하고 있다.

김 원장은 그간의 연구를 통해 환경적인 요인이 뇌발달에서 크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자폐증과 발달장애는 뇌발달장애에 해당한다”며 “그 원인이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영유아기 때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상당히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유아들이 TV, 스마트 폰을 많이 보면 뇌의 스위치라는 편도체 기능이 마비됩니다. 이 편도체는 위험을 인식하는 기능을 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달리는 차 안에 뛰어들고 아무 생각 없이 옥상 난간에서 놀게 됩니다.”

그는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자폐증의 원인은 유전적 원인이 50%, 환경적 문제가 50%로 보고 있다”며 “그나마 뇌과학의 발전 덕분에 환경적 문제를 50%까지 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뇌과학에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뇌를 잘 모르면 우리의 일상이 우리 뇌를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면서 “자녀가 뇌성마비가 될 수도 있고 우리가 심각한 뇌신경계질환을 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그간의 뇌과학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영재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Kang’s Program’으로 보통의 아동을 영재로 만들 수 있는 뇌 발달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뇌 두정엽의 체성 감각을 일깨우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뇌의 시상과 편도체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IQ를 150까지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천재는 타고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닙니다. 뇌를 발달시키면 누구든지 천재가 될 수 있습니다. 환경을 통해 뇌를 발달시키면 IQ도 높아지고 스트레스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김 원장은 “우리의 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4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첫째 항상 탐색(explore)하고 둘째 연습하고 운동(exercise)하며 셋째 연결(connection)하고 넷째 연주하고 변주하라(concert)”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이 개념을 실천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뇌가 발달한다”며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양=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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