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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수출에 상당한 부담…가계부채 둔화세 불구 안심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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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의 추이와 영향을 고려, 성장과 물가가 예상 경로에 부합해 가는지를 면밀히 점검하겠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는 수많은 불확실성 속에서 신중하게 한발 한발 디뎌야 하는 한국경제의 답답한 현실이 담겼다. 확신할 수 있는 동향이 없었고, 일견 긍정적인 변화의 틈에도 부정적 요인이 숨어 있다. 세계 경제주체들의 관심사인 미·중 무역전쟁을 두고 한은은 “불확실성은 여전히 지속된다”고 진단했다. 분쟁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은 물론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지표에도 이미 일부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은은 보고서에 썼다. 국회에도 제출된 이 보고서는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이 지난해 11월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는 내용을 비중 있게 실었다.

지난해 엄청난 기세로 기준금리를 올리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속도 조절을 시사한 점도 마냥 유쾌한 일은 아니다. 연준의 속도 조절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낮추고 신흥국 자금유출 우려를 완화시켰다. 내외금리 차를 걱정했던 한은 입장에서는 반가운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연준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긍정 요인이 실물경제에선 악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한은은 “긍정적 영향이 상당 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1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게 한 ‘금융 불균형’은 여전하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9월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1%이지만 가계부채 증가율은 6.8%에 이른다.

최근까지 확대됐던 부동산 관련 대출 추이에 대해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보고서에 썼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5% 후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명목 GDP 증가율보다는 아직 조금 더 높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경제전망을 밝혀줬던 소비 추이도 확실치 않다. 향후 민간소비가 단기간 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부정적 시나리오를 살펴봐야 한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고용상황 개선 지연, 자영업 업황 부진, 대외변수에 따른 국내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소비심리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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