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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등 외국기업 탈출 행렬… 톈진 “아,옛날이여”

인건비 상승에 외국인투자 반토막 해고 칼바람…성장률 3.6%로 추락

삼성전자등 외국기업 탈출 행렬… 톈진 “아,옛날이여” 기사의 사진
미·중 무역전쟁 종식을 논의할 양국 협상가들이 1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담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류허 중국 부총리,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15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이뤄지는 이번 회담은 미·중 무역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AP뉴시스
인건비 상승 등 기업 경영환경 악화로 외국계 기업들이 속속 떠나면서 중국에선 일자리가 대폭 줄어 최근 가뜩이나 찬바람 부는 고용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제조업 고도화 정책과 임금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공장 자동화로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쫓겨나는 상황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과 맞물려 고용 한파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중국 톈진 공장을 폐쇄하는 등 외국계 투자기업들이 중국을 잇따라 떠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지역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수도 베이징에서 가까운 톈진은 싼 인건비와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 등 외국계 기업을 대거 유치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중국의 자국기업 우선정책으로 경쟁이 어려워지고 인건비도 급증하는 등 투자환경이 나빠지면서 외국기업들이 톈진을 떠나기 시작했다.

2016년 일본의 전자업체 로움사의 공장 2곳 중 한 곳이 철수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이 문을 닫았다. 2600여명을 고용하던 삼성전자가 떠나자 하도급업체와 주변 서비스업체, 택시업계까지 줄줄이 타격을 입었다.

특히 톈진 지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지난해 48억5000만 달러로 2016년 101억 달러, 2017년 106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톈진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2016년 9%에서 지난해 3.6%로 급락했다.

외국계 기업 이탈은 중국이 전반적으로 직면한 문제다. 중국 내 외국계 기업은 2013년 기준 2960만명을 고용해 중국 전체 도시 노동자의 7.8%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2017년에는 고용 인원이 2580명으로 줄고, 고용 점유율도 6.1%로 낮아졌다.

중국 기업들에 불어닥치는 자동화 바람도 고용 한파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SCMP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은 2020년까지 모든 생산공정의 30%를 완전 자동화하기로 했다. 자동화를 본격 추진한 폭스콘에서 이미 해고된 노동자만 40만명이 넘는다. 광둥성 둥관에선 지난 5년간 로봇 9만1000대가 도입되면서 28만명이 해고됐다. 광둥, 장쑤, 저장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개발연구재단이 중국 내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자동화를 통해 인력의 30∼40%가 감축됐다.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노동자들은 더욱 낮은 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공장 자동화로 쫓겨난 노동자는 음식 배달, 택배, 공유차량 운전 등 질 낮은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3월 2일로 예정된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시점을 60일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단은 이날 협상을 시작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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