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너머가 북한땅인데…” 한·중·일 청년들 탄식

동아시아 대회 참석 90여명 오두산전망대서 남북통일 기도

“저 너머가 북한땅인데…” 한·중·일 청년들 탄식 기사의 사진
한·중·일 청년들이 14일 경기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단체 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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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는 14일 모처럼 젊은 손님들로 붐볐다. 한·중·일 청년 90여명이 한반도 통일을 기도하기 위해 모였기 때문이다. 황해북도 개풍군 관산반도가 바라다보이는 전망대에서 중국인 청년들은 “저곳은 중국이 아니라 북한”이라며 놀라워했다. 일본인 청년들도 발뒤꿈치를 들고 혹시나 북한 군인이 보이지 않을까 두 눈을 크게 떴다.

이들은 지난 12일 개최된 제9회 동아시아 기독청년대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청년들이었다. 대회는 2011년부터 한국 일본 홍콩 등지에 모여 동아시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해 왔다. 이번 대회 주제는 ‘민족을 넘어 하나님 나라로’이다. 한국에선 예수마을교회(장학일 목사)와 청어람ARMC(대표 양희송), 청년애(공동대표 홍사명 송재철)가 참여했다.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한강하구 2100m만 가로지르면 북한에 갈 수 있다는 설명을 듣자 청년들은 두 눈을 반짝였다. 불과 15분 거리에 북한이 있다고 하자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을 실감하는 듯 탄성을 터뜨렸다. 망원경 너머로 보이는 북한 매골마을과 김일성사적관 등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손을 흔들었다.

이날 청명한 날씨로 망원경 너머 풍경은 시야에 선명히 잡혔다. 북한 사람들의 이동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그러자 한 일본인 남학생이 어눌한 한국어로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저기로 달려갑니다”라고 외쳤다. 곁에 있던 다른 일본인 여학생도 “저희가 있어 괜찮아요. 곧 그곳으로 가겠습니다”라고 외쳤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국인 학생들은 미소를 지으며 “아리가토(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이들은 가깝지만 먼 북한을 바라보며 분단의 아픔을 공유했다.

한·중·일 청년들의 발걸음은 전망대 2층 전시관에 놓인, 북에 두고온 고향의 향기를 재현한 ‘통일향수’ 앞에서 멈췄다. 이들은 북에 있는 가족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산가족이 6만여명 있으며 평균 나이가 81세라는 통일향수 안내문을 읽으며 안타까워했다.

전시관 1층에는 ‘그래서 통일입니다’라고 적힌 문구 앞에 자유롭게 의견을 적을 수 있는 보드가 놓여 있었다. 일본인 학생이 다가와 영어와 일본어로 ‘예수’라고 적었다. 그러자 중국인 학생이 중국어로 예수를 적고 한국인 학생이 한국어로 예수를 적었다. 이들은 보드를 바라보며 한참을 서서 한반도 통일을 염원했다.

중국인 청년 황모(31)씨는 “미디어를 통해서는 남북이 대립하는 모습만 봤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인들이 통일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인 히로타 네네(21·여)씨는 “크리스천으로서 한반도 분단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15일까지 함께 숙식하며 기도회를 갖고 복음주의 교회사학자인 나카무라 사토시(中村敏) 니가타성서학원장의 특강을 듣는다. 양희송 대표는 “한·중·일 청년들이 한반도 분단의 현실을 실감할 수 있도록 민통선 지역을 찾았다”며 “고국으로 돌아가면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기독교 신앙으로 극복하는 평화의 일꾼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파주=글·사진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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