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돌아서거나 물러설 길 없다”… 김정은 핵 결단 부각 기사의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일 노동당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높이 평가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뉴시스
오는 27~28일 미국과 2차 핵 담판을 앞두고 있는 북한이 내부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부각하고 나섰다. 또 내부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으면서도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북·미 관계가 남북 관계처럼 ‘대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핵 포기 대가로 미국한테서 얻어낼 상응조치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약속하는 데 대한 북한 군부 및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되돌릴 수 없는 것임을 강조함으로써 미 조야에서 일고 있는 협상 회의론을 불식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역사를 전쟁에서 평화로 완전히 뒤바꿨다고 주장하는 장문의 글을 실었다. 신문은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이 모두 김 위원장의 주동적인 결단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를 ‘고르디우스의 매듭’(복잡한 문제를 단숨에 풀어내는 묘수)에 비유했다. 이어 “평화로 가는 길은 길고 험난하며 값비싼 희생을 동반하기도 한다”며 “앞길이 멀다고 주저앉을 수 없고 돌아서거나 물러설 자리는 더더욱 없다”고 했다.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침묵을 유지했던 북한이 주민들에게 비핵화 결단 배경과 의미, 향후 예상되는 어려움까지 상세히 설명한 것이다. 물러설 자리가 없다고 한 것은 연일 비핵화 협상 낙관론을 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김 위원장 역시 비핵화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하는 의미도 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7일 ‘조미(북·미) 관계에서도 북남 관계처럼 대전환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북 관계의 진전을 언급하며 “조선반도에서 냉전의 동토대가 장쾌하게 녹아내리고 있는 오늘날 조미 관계라고 하여 북남 관계에서처럼 대전환을 이루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메아리는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북한의 입장이 국면 전환을 위한 일시적 방책이 아니라면서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국제사회 앞에 지닌 중대한 책임을 다하려는 전략적 결단으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6·12 조미 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하려는 결연한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북·미는 이번주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추가 실무협상을 열어 정상회담 합의문 작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측은 지난 6~8일 평양 협상에서 정상회담 의제를 10여개로 추린 뒤 각자 내부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외교 소식통은 “보통 의제 협상을 마무리한 뒤 의전·경호 협상이 이어지는데 이번에는 정상회담에 임박해 두 가지 협상이 동시에 가동된다”며 “그만큼 합의문에 여백이 많고 의제 협상에서 채울 게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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