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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하나돼 이끈 3·1운동, 그 청년정신을 회복하자”

[3·1운동 100주년과 한국교회] ‘한국 기독교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과제’ 특별좌담

“기독교계 하나돼 이끈 3·1운동, 그 청년정신을 회복하자” 기사의 사진
정성진 목사(가운데)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회의실에서 진행된 좌담회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남북통일로 나아가자고 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보환 감독, 정 목사, 김종준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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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1919년 3·1운동의 주역으로 역사의 전면에 나섰다.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 지도자였다. 이들이 정신적 지도력을 발휘하는 구심점이었다면 전국에 흩어져 있던 교회와 미션스쿨은 독립운동의 지역 거점이자 민중의 피난처였다. 그곳에서 일제의 감시를 피해 자유와 해방을 꿈꿨고 행동으로 옮겼다. 그로부터 100년이 흘렀다. 3·1 독립운동이 남긴 유산은 무엇이고 교회는 무엇을 잃었을까. ‘3·1운동 100주년 한국교회 위원회’(한국교회 위원회)를 이끄는 정성진 김종준 윤보환 준비위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회의실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며 한국교회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과제를 진단했다. 한국교회 위원회는 다음 달 1일 ‘민족과 함께, 교회와 함께’를 주제로 서울광장과 을지로에서 3·1운동 100년 한국교회 기념대회를 연다.

◇김종준 목사=일제의 혹독한 무단통치 가운데 민족의 자주독립을 외쳤던 1919년 3·1운동은 기독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는 것 외에도 전국 교회와 미션스쿨들 다수가 만세운동의 거점이 됐다. 교인이 많았던 평양과 경성을 중심으로 만세운동이 시작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1907년 평양 대부흥 운동 이후 성장한 교세가 3·1운동의 자양분이 됐다.

◇정성진 목사=1884년 호러스 알렌 선교사가 입국한 뒤 35년 만에 조선의 기독교인 수는 2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당시 인구를 1700만명으로 추산했을 때 1.1%대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3·1운동에서 기독교의 영향력은 컸다. 희생도 상당했다. 제암리교회 학살이 대표적이다. 세계사적으로도 중요했다. 중국 5·4운동의 촉매제가 됐고 인도의 간디에게도 영향을 줬다. 우리나라는 일제에 가려 세계적으로 존재감이 없었지만 비폭력 무저항 운동이라는 초월적인 독립운동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드높였다.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윤보환 감독=3·1운동은 민족과 민중을 깨운 일종의 계몽운동이었다. 왜 독립해야 하느냐는 질문의 해답을 교회가 준 것이다. 독립해야 한다고 교회가 나서서 울부짖었다. 청년들의 세계화 운동이기도 했다. 일본 도쿄에서 있었던 2·8독립선언을 보라. 조선 청년들의 기상을 적국의 심장에서 드높이지 않았는가. 이런 기상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게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정 목사=1919년의 독립운동은 일제강점기를 버티는 힘을 제공했다. 저항이라는 자양분을 통해 해방을 맞이한 것이다.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16명 중 2명이 친일로 돌아섰다. 1938년 마지막까지 버티던 조선예수교장로회마저 신사참배를 결의한 것도 치욕스러운 역사다. 하지만 수많은 기독교인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의 만주와 상하이, 미국 하와이에서 해방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이들의 목숨을 건 헌신이 35년 일제강점기를 이겨낸 힘이 됐다고 본다.

◇윤 감독=일제강점기 때 교회가 전도와 양육을 쉬지 않았던 것이 긴 세월을 이겨낸 힘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목회자들은 청년들에게 신앙과 독립의 가치를 분명히 심었고 3·1운동이 남긴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민족의 정체성, 신앙의 뿌리를 잃지 않았다고 본다.

◇김 목사=교단의 벽을 넘어 하나로 연합한 것이 한마음으로 독립을 꿈꾸도록 이끈 원동력이었다. 진정한 연합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우리는 1919년에 경험했다. 100년 전 종교와 성별, 지역을 뛰어넘어 끈끈한 연합의 여정을 함께 걸었다.

◇정 목사=신사참배는 통한의 역사다. 3·1운동 후 불과 20년 만에 벌어진 비극이다. 그때까지 독립에 대한 열망을 키워왔던 많은 지도자가 무릎을 꿇었다. 중국과 태평양으로 야욕을 키워가는 일본 앞에 굴복한 것이다. 겁박에 의한 참배가 아니었다. 선배들의 행태를 보면 일부는 매우 적극적이었다.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주기철 손양원 목사와 같은 위대한 신앙 선배들은 지조를 지켰다. 이런 믿음의 지조가 신앙의 명맥을 이을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었다. 일제 35년 동안 굴복하지 않았던 지도자들 덕분에 한국교회가 이어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윤 감독=일제는 기독교를 무너트리지 않고는 식민지배를 완성할 수 없다고 봤다. 3·1운동의 기폭제가 됐던 그 힘을 봤기 때문이다. 긴 세월 교회를 핍박했다. 미션스쿨을 휴교·폐교 시키며 압박했다. 교회가 가장 싫어하는 우상숭배까지 하도록 극악무도한 협박을 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회복할 것은 일제가 그토록 싫어했던 기독교의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다. 회복하면 밝은 미래가 있다. 그러지 못한 미래는 어둡다.

◇정 목사=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분단된 조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통일을 좌우 이념 대립의 연장 선에서 보는 시각이 있다. 고쳐야 한다. 통일은 당위다. 반드시 이뤄내야 할 민족의 과업이다.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북한에 기업들이 진출하고 유엔도 제재를 완화하며 주민들이 교류하고 파주에 제2개성공단을 여는 미래를 꿈꿔야 한다. 남북이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걸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3·1운동을 봐라. 종교를 넘고 세대와 성별, 지역을 넘어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걸었다. 통일도 그렇다. 무력으론 온전하게 하나 될 수 없다. 올해를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기독교가 평화의 노래를 부르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

◇김 목사=맞는 말이다. 우리 민족의 소원은 하나, 통일이다. 3·1운동 100주년은 훌륭한 모멘텀이다. 우리 모두 갈등을 내려놓고 하나가 되는 길만 찾자. 우리는 강하다. 아니 하나로 협력한 우리는 강하다. 모든 갈등을 내려놓고 통일만 생각하며 다 함께 평화를 향한 긴 여정을 걷자.

◇윤 감독=하나가 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념 갈등을 없앨 수는 없다. 대신 노력하면 가까워질 수 있다. 종전협정을 하면 완전한 자주독립국으로 달려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하나의 미래를 향해 먼 걸음을 함께 걸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당장 남과 북이 하나의 정치체제로 통합할 수는 없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는 한민족으로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평화협정까지 나아가면 우리는 자유왕래를 하며 국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관광과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 남북의 젊은이들은 미래를 꿈꿀 것이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에 남과 북이 꿈꿀 수 있는 건 하나다. 한민족의 연합이야말로 희망으로 가득 찬 미래를 여는 열쇠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거창한 미래가 힘들다면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만이라도 목표로 삼자. 가능하다.

◇정 목사=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교회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기념대회의 무대는 서울시청 앞에서 을지로까지 이어지는 도로에 마련된다. 다음 달 1일 서울광장 근처는 3·1운동 100년을 기념하고 남북이 하나 되는 미래 100년을 꿈꾸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11시에 시작하는 기념대회에선 찬양 축제와 만세운동 재현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설교하고 주요 교단 교단장들도 메시지를 선포한다. 10만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 100주년 행사의 핵심은 다음세대다. 3·1운동을 이끌었던 청년정신을 회복하자는 의미를 담을 것이다.

◇김 목사=이날 찬양 인도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가 이끈다. 정 목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청년정신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100년 전의 뜨거운 역사만 회고하는 데 그쳐서는 곤란하다. 그 영광을 100년 후 지금 회복해야 한다. 그래서 청년들이 무대에 올라 열정적으로 찬양을 인도하며 복음 한국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복음 한국의 미래는 반드시 통일 한반도가 돼야 한다. 그 꿈을 꾸는 원년이 바로 2019년이다. 확신을 하고 꿈을 꾸자. 하나님이 반드시 통일을 주실 것이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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