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제조업 경쟁력 강화는 한국경제 생존의 문제” 기사의 사진
사진=뉴시스
한국은행 총재가 ‘제조업 위기론’를 거론했다. 제조업 경쟁력 높이기는 한국 경제의 생존 문제라는 절박한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만큼 한국 제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 경기 둔화가 심상찮은 것이다.

이주열(사진) 한은 총재는 19일 제조업계와 경제동향 간담회를 열었다. 한은 안팎에서는 제조업 위기론이 커지며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국면에서 나온 중앙은행 총재의 작심 발언으로 받아들인다.

이 총재는 과거 경쟁관계가 아니었던 서비스업과도 경쟁하는 등 변화에 대응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경쟁력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제조업 내 업종 간, 그리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전통적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과거 경쟁관계가 아니었던 다른 업종과도 새롭게 경쟁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조업을 둘러싼 글로벌 가치사슬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독일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제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했다”고도 말했다.

서광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최형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임승윤 한국석유화학협회 상근부회장 등 참석자들은 대내외 환경 변화로 주요 산업의 향후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뜻을 표했다고 한다. 주요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 노력으로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고 철강, 디스플레이 등 한국 주력 산업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 큰 부담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규제 합리화 필요성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조업은 1970년대 오일쇼크, 1990년대 외환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게 한 한국 경제의 엔진이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양적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 규정하고 대통령이 전략 마련을 지시할 정도로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10년 만의 최저 수준인 83으로 조사됐다. BSI가 100을 밑돌면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제조업 기업가들의 판단이 비관적이라는 의미인데, 반도체의 하락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결국 중국의 추격, 선진국의 변신 등 해외에서 벌어지는 흐름을 면밀히 추적해야 할 시기라는 진단이 나온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 등을 활용해 기존 제품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이 총재는 “최근 제조업 경쟁 환경 변화는 우리나라에 우호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적절한 대응 전략을 통해 우리 제조업이 재도약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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