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무상교육 비용 2조원은 누가 낼까, 정부와 교육청 핑퐁게임 기사의 사진
매년 2조원가량 소요되는 고교무상교육을 두고 정부와 시·도교육청, 국회의 ‘핑퐁 게임’이 시작됐다. 문재인정부는 올해 2학기 고교 3학년부터 무상교육을 시행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예산 부담 주체를 정하는 험난한 과정이 남아 있다.

교육부는 강력한 추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9일 한양대 교육복지정책중점연구소,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와 공동으로 한양대에서 ‘고교 무상교육 실현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분위기 조성에 열을 올렸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도입 시기를 1년 앞당겨 올해 시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배수의 진을 치고 재정당국과 시·도교육청 등을 설득하고 있다.

토론회 발제자인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현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고교무상교육에 필요한 소요 예산을 계산해 발표했다. 올해 2학기 고3부터 단계적으로 무상교육을 시행하면 올해 4066억원, 내년 1조4005억원, 2021년 2조734억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예산 부담 주체다. 박근혜정부도 추진했던 고교무상교육이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 접은 바 있다. 시·도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8일 보도자료에서 현재 내국세의 20.46%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21% 이상으로 인상해 안정적으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육부도 교부금 인상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시·도교육청 주장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재정당국은 기본적으로 교부율 인상에 반대한다. 학생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노인 인구는 점점 많아지는 상황에서 복지 예산이 많이 필요해지는데 교부율을 인상하면 예산 운용의 경직성이 심화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재정당국의 이런 논리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야당의 주된 반대 논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재정당국은 최근 내국세가 많이 걷혀 시·도교육청 재정이 풍부해졌기 때문에 기존 교부금만으로도 고교무상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교육부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다수의 시·도교육감들이 고교무상교육 공약을 내걸었다는 점을 들어 시·도교육청이 일정 부분 비용을 부담하길 은근히 바라는 분위기다. 물론 시·도교육감들은 “공립유치원 40% 확대, 초등돌봄교실 확충 등에서 적극 협조했으므로 고교무상교육을 하려면 교부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 주체들과 긴밀하게 논의해 3월까지는 정부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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