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중단’ 기장 담수화시설, 산업용수 생산으로 활로 모색 기사의 사진
사업비 2000여억원이 투입됐지만 방사능 오염 우려 등으로 완공 5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가동을 못하고 있는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화시설이 ‘식수’ 대신 ‘산업용수’를 생산하게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산업통상자원부, 두산중공업 등과 해수담수화시설에서 생산된 물을 ‘맞춤형 산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한 협약을 추진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시는 빠르면 이번 주 중 협약을 통해 해수담수화시설에서 생산되는 하루 4만5000t의 물을 울산 온산공단과 고리원전 등에 산업용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이 현재 가동이 중단된 해수 담수 시설을 재가동해 물을 생산하면 수자원공사가 광역상수도망을 통해 산업용수를 온산공단과 원전, 원전주변지역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맞춤형 산업용수는 기존 공업용수를 기업 요구에 맞춰 생산하는 물이다. 관건은 기존 공업용수보다 비싼 생산단가다. 공업용수의 t당 순수 단가는 154원으로, 시는 이보다 6~7배 비싼 산업용수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마다 실정에 맞춰 공업용수를 산업용수로 자체 처리하는 시설을 가동하는 만큼 산업용수를 바로 공급받기를 희망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온산공단의 하루 평균 공업용수 이용량은 10만t으로 수자원공사는 산단 내 기업을 대상으로 해수담수화 물의 수요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운영비의 50%가량을 차지하는 전기요금을 감면받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상에 나섰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된 물의 안전성은 과학적으로 검증됐지만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한 식수로 사용하지 않겠다”며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고품질의 맞춤형 산업용수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수천억원이 투입된 해수담수화 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은 국비 823억원과 시비 425억원, 민자 706억원 등 모두 1954억원을 들여 2014년 완공됐다. 당초 시는 하루 4만5000t의 수돗물을 생산해 5만여 가구에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고리원전과 11㎞ 떨어진 곳에 있는 해수담수화 시설은 방사능 오염 논쟁, 시설 소유권 해석, 운영비 갈등 등이 겹치면서 현재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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