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미외교 반대 엘리트 50~70명 숙청 후 재산 몰수” 기사의 사진
사진=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대미 외교와 대남 외교에 반대하는 엘리트들을 대규모로 숙청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북민 단체인 북한전략센터가 전현직 북한 고위 관리 20명을 인터뷰한 뒤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 북한의 엘리트 50~70명을 숙청한 뒤 재산을 몰수한 것으로 보인다. 불법으로 부를 쌓은 고위 간부들이 주요 숙청 대상이 됐다고 WSJ은 지적했다.

한 전직 북한 고위 관리는 북한이 체제 안정을 위해 충성파의 부패를 어느 정도 용인하던 때도 있었지만 대북 제재로 전통적 외화벌이 수단이 막히자 숙청 후 자산을 몰수하는 방법으로 재정을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 말부터 집중된 이번 숙청으로 수백만 달러를 거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이번 숙청은 일부 반대파를 억누르는 동시에 정권의 재정을 강화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도 건드리지 못했던 북한 호위사령부도 숙청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위사령부 고위 간부들이 지난해 수만 달러의 비자금을 마련했다 적발돼 숙청됐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호위사령부 숙청 이후 올해 신년사에서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한성렬 전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도 미국을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하고 돈을 챙긴 혐의로 숙청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한 전 부상은 2013년까지 미 국무부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대화 창구인 뉴욕 채널을 담당했다. 미국도 그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북한 매체에 등장한 이후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북한에선 한 전 부상 외에도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망명과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 대리의 실종 등 사고가 잇따랐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 등 신진급 외교관들이 북·미 협상의 전면에 섰다. 김 위원장이 대미 외교에서 기존 외교관들에게 신뢰를 거두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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