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침묵… 상응조치 요구도 자제 기사의 사진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20일 반팔 셔츠 차림으로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게스트하우스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내부적으로 공식 발표하지 않는 등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북·미 정상의 만남 자체로 역사적 의미가 있었던 싱가포르 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비핵화 결단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확신이 서기 전까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언급된 건 지난달 2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유일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하고 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서 방미 결과를 보고받고 2차 북·미 정상회담 실무준비를 위한 과업과 방향을 제시했다는 내용이다. 이마저도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는 나오지 않았다. 북한은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확정되고, 평양에서 2박3일 실무협상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관련 소식을 일절 알리지 않았다.

북한은 대신 선전매체를 통해 미국에 상응조치를 줄기차게 요구했는데 최근에는 그 톤도 누그러졌다. ‘미국이 자기 주장만 강요하면 한반도 핵 문제는 언제 가도 해결될 수 없다’는 식의 강경한 표현이 사라졌다.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려명은 20일 “두 나라 사이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상응조치를 취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에게 유익한 결과물을 마련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과거를 매듭짓고 새로운 관계 수립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실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정상회담 합의문을 작성할 최종 실무협상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로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간 실무협상 결과를 예단할 수 없고 돌발 변수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그전까지 내부적으로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북한이 원하는 상응조치는 평양 협상에서 충분히 전달했으니 미국이 들고 올 답을 기다리겠다는 의미도 있다.

북한의 침묵은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과도 관련이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평양을 비울 경우 그 동선을 대개 사후 보도해 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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