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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역사 한복판에 서 있던 그리스도인들

3·1운동 100주년 앞두고 읽어 볼 만한 책들

저항의 역사 한복판에 서 있던 그리스도인들 기사의 사진
애국지사 후손들과 시민들이 2016년 3·1절을 기념하며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앞에서 독립 만세 행진을 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3·1운동뿐 아니라 역사의 고비마다 저항의 대열에 합류했다. 국민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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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는 그리스도인/강성호 지음/복있는사람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각도에서 당시 기독교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많은 정보가 쏟아져나오기 때문에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기독교 안과 밖 어느 쪽에 서 있는지, 기독교 안쪽이라면 어느 교단·교파인지에 따라 주목하는 사실도, 그로부터 도출해내는 결과도 달라지는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을 밝힌 한국 기독교 저항사’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균형 잡힌 시선과 서술로 시선을 잡아끈다.

1장과 2장에선 식민지 조선에서 3·1운동에 참여하고 신사참배에 반대했던 기독교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3~6장에선 군사독재정권 시절 부정선거에 맞섰던 이들, 가부장제에 맞섰던 여성에 이어 5·18 민주화운동과 6월항쟁의 한가운데 섰던 기독교인들을 기록한다.

1장에서 그는 3·1 만세 시위가 서울 외에 원산 해주 평양 진남포 안주 선천 의주에서 이뤄진 것은 기독교 지도자들의 인적 네트워크로 가능했다고 소개한다. 이어 해외 선교사들이 세운 ‘미션스테이션’을 따라 만세 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졌음에 주목한다. 미션스테이션이란 선교사들이 전국에 세웠던 교회 학교 병원 등 지역의 선교거점을 가리킨다.

개성의 전도부인 어윤희를 비롯해 여성 기독교인들의 활약상도 빠뜨리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당대 만세 운동에 기독교적인 논리가 전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기독교가 유교의 결점을 보완해준다는 ‘보유론’ 덕에 ‘사(士·선비) 의식’을 지닌 기독교 민족주의자들이 3·1운동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3·1운동뿐 아니라 신사참배와 국기 배례에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저항하고 어떤 식으로 타협했는지를 다룬 2장 역시 흥미롭다. 최근 논란이 되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기독교인의 활동도 인상적이다. 전남도청을 지켰던 문용동 전도사 등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이들의 이름을 저항하는 그리스도인으로 다시 기억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저자는 앞서 ‘한국 기독교 흑역사’(짓다)를 썼던 역사학도 강성호씨다. 방대한 역사의 줄기 속에서 기독교와 그리스도인이 참여한 대목과 역할을 포착한 뒤 공과와 한계를 과장 없이 서술하고 있다. 그는 머리말에서 “이전에 낸 책이 역사의 그림자를 다뤘다면 이번 책은 역사의 빛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 책을 통해) 한국근현대사에서 불의에 맞섰던 그리스도인들의 계보만이라도 정리가 된다면 저자로서 큰 기쁨일 것”이라고 밝혔다.

3·1운동과 부산 기독교/김재현 엮음/키아츠

1919년 3·1만세운동이 전국에서 가장 늦게 시작된 곳이 부산이다.

부산에선 3월 11일 부산진일신여학교의 만세운동을 시작으로 학생, 기독교 지도자, 타 종교인 등으로 만세운동이 확산했다. 시작은 늦었지만 이후 179회 만세운동에 10만여명이 참여해 서울, 황해도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3·1운동과 부산 기독교’는 키아츠가 지난해부터 부산기독교총연합회(부기총)와 연대해 부산지역의 기독교 유산을 학문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첫 번째 결과물이다. 미국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배위량)가 정착했던 초량과 호주장로회가 뿌리내린 부산진을 중심으로 당시 교회와 기독교인의 활동을 담았다.

경남 의령 출신의 백산 안희제가 부산 경남 일대 지식인, 부자들과 함께 세운 무역회사 백산상회를 통해 초량교회와 교인들이 상해임시정부와 광복군을 지원했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당시 정덕생 목사는 백산상회의 윤현태 윤현진 집사 등을 도와 독립운동을 적극 도왔고 교회는 ‘초량3·1교회’로 불렸다. 교회가 지역의 신망을 얻으면서 예배당 신축을 앞두고 믿지 않는 지역 주민들까지 헌금을 모아 냈다고 한다.

책 뒤편엔 ‘성도들과 함께 하는 3·1만세운동 묵상’을 실었다.

김재현 키아츠 원장은 “1919년 당시 기독교 지도자들은 20만명의 한국 성도들에게 주일마다 민족을 위해 금식하고, 일주일 동안 특정 성경 구절을 성도들이 같이 묵상하며 민족을 위해 기도하자는 구체적인 신앙지침을 권고했다”며 “당대 지도자들이 제시한 성경 본문을 토대로 새롭게 구성해봤다”고 했다.

이사야 10장, 예레미야 12장, 신명기 28장, 야고보서 5장 등 본문을 묵상하고 ‘함께 드리는 기도’를 읽으며 기도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 지역 교회들이 함께 읽으며 지역의 기독교 역사를 알아가고 신앙의 유산을 공유하자는 취지다.

실제 부산 지역 교회들은 3·1 만세운동 100주년 기념예배와 만세대행진, 기념세미나와 백일장, 부산시청 전시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왔다.

부기총 대표회장 서창수 동원교회 목사는 “이번 행사들을 계기로 부산 지역의 교회가 다시 한번 부산과 한민족, 통일을 위해 중심적 역할을 감당하길 바란다”며 “이 책이 길라잡이를 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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