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가 작업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또 일어났다. 지난 20일 오후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50대 외주 용역업체 노동자 이모씨가 철광석 가루를 부두에서 저장고로 옮기는 컨베이어벨트 부품을 교체하다 변을 당했다. 이번에도 희생자는 외부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다 숨진 고 김용균씨 사고 그대로다.

국회는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해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김씨 유족을 만나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이익보다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었다. 제2의 김용균은 없어야 한다고 온 사회가 들끓은 게 엊그젠데 현장의 안일한 안전의식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2016년 11월에도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던 3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2007년 이후 지금까지 12년간 이 공장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는 무려 36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30명 가까운 노동자가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노동계에서 ‘죽음의 공장’으로 부르는 이유를 알겠다. 유독 이 공장에서 후진국형 인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안전원칙을 지키지 않아서다. 이씨 역시 혼자 있다 사고를 당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하청 노동자와 원청 노동자의 급여와 복리후생을 차별해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를 받았다. 위험의 외주화가 일상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얘기다. 대놓고 차별하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경우 하청 노동자의 안전은 애당초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씨가 급여와 복리후생은 물론 안전까지 차별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노동청은 사고 직후 이 공장에 대한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당연한 조치이나 이것만으론 안 된다. 김용균법은 유해·위험 작업의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 처벌도 강화했다. 책임자 처벌은 당연한 것이고, 안전이 객관적으로 보증될 때까지 공장 가동을 중지하는 등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이번 기회에 김용균법의 엄격함을 보여줘 위험의 외주화와 안전불감증이 자리하지 못하게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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