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4000km 열차 대장정 감행할까… 열차+참매 혼용이 현실적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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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에 갈 때 전용열차를 이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실제 그토록 험난한 여정을 강행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고 중국을 거쳐 베트남 랑선성의 동당역에 도착한 뒤 하노이까지 170㎞를 승용차로 이동할 것이라는 보도를 쏟아냈다. 근거는 베트남 철도 당국 인사들이 랑선성을 방문해 특별열차 관련 논의를 했고,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도 동당역을 방문한 게 포착됐다는 것이다.

만약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특별열차로 이동한다면 이는 말 그대로 ‘대장정’이다. 평양~하노이 육로는 4000㎞가 넘는다.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안전을 위해 시속 60~70㎞ 정도로 운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속도로 쉬지 않고 달려도 60시간, 이틀 반이 걸린다. 돌아올 때도 같은 방식이라면 꼬박 닷새를 열차 안에서 보내야 한다. 속도를 올려 100㎞ 정도로 달려도 왕복 40시간씩, 총 80시간으로 사흘 넘게 달려야 한다. 따라서 만약 하노이까지 열차로 간다면 귀국길에는 김 위원장 전용기인 ‘참매 1호’나 중국 항공기를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귀국길에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는 시간도 벌 수 있다.

만약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1958년 베트남 방문 루트를 따른다면 특별열차로 평양에서 베이징을 거쳐 광저우까지 간 뒤 하노이까지는 비행기를 탈 수 있다. 당시 김 주석은 광저우까지 가면서 여러 도시를 시찰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물리적으로 그럴 시간이 별로 없이 곧바로 광저우까지 가야 한다. 또 평양에서 하노이로 직행하는 철도길이나 광저우를 들렀다 비행기로 가는 루트는 시간상 큰 차이도 없어 보인다. 현재 관측대로 김 위원장이 25일 하노이에 도착할 예정이라면 22일에는 특별열차가 평양을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에는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중조우의교가 내려다보이는 중롄호텔은 북한 최고지도자 특별열차가 지나갈 때 투숙 예약을 받지 않지만 현재는 그런 제한이 없다.

또 김 위원장이 중국 내 철로를 관통해 광저우까지 가게 되면 곳곳에서 노선 통제로 대규모 연착과 취소가 불가피해 적잖은 혼잡이 우려된다. 게다가 중국은 춘제(春節·중국 설)로 인해 2월 한 달가량은 철도가 가장 붐비는 시기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참매 1호나 중국 측이 제공하는 특별기를 타고 하노이로 직행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또 중국의 발전상을 보기 위해 상하이나 광저우, 선전 등을 거쳐 하노이로 간다 해도 물리적인 시간상 항공 루트가 더 적합해 보인다. 김 주석의 루트를 일부라도 재연하려 한다면 베이징까지 비행기로 간 뒤 고속철도를 이용해 몇 곳을 시찰하고 다시 비행기로 하노이로 가는 방법도 가정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 측에서 특별열차를 준비하고, 보안과 안전점검을 위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쉽지 않아 보인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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