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실로 드러난 ‘컬링 필드’ 갑질·횡령 기사의 사진
사진=윤성호 기자
‘팀 킴’의 호소가 사실로 드러났다.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일가는 대회 상금 3080만원을 횡령하고, 선수들에게 가야 할 9400여만원도 지급하지 않았다. 가족 및 친인척을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하는 등 경북체육회 컬링팀을 사유화한 정황도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강정원(사진) 체육협력관은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1월 팀 킴(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 선수들이 김 전 부회장과 그의 딸 김민정 전 여자 컬링팀 감독, 사위 장반석 전 믹스더블팀 감독 등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한 후 이뤄졌다.

감사반은 장 전 감독이 해외 투어 대회 상금을 비롯한 대회 초청비, 외국인 코치 성과급 등 모두 3080만원을 횡령한 정황을 확인했다. 팀 킴 선수들에게 전달된 각종 격려금과 상금 4400여만원을 임의로 보관하고, 스포츠업체에서 지급한 5000만원도 선수들 의사와 무관하게 경상북도 컬링협회 수입금으로 잡아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사실도 밝혀졌다.

보조금 이중 정산 및 기업의 후원금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사실도 있었다. 김 전 부회장과 장 전 감독은 해외전지훈련에 참가한 후 같은 영수증으로 대한컬링경기연맹과 경상북도체육회에 이중으로 숙박비와 대관료를 정산 받는 등 1230여만원을 부당한 방법으로 정산 받았다. 대한컬링경기연맹에서 지원 받은 신세계-이마트 훈련지원금 1억9500여만원도 증빙 자료 없이 집행했다.

컬링에 대한 경력이 미비하고 자격이 없는 친인척을 제대로 된 절차 없이 채용하는 등 컬링팀을 ‘자기 사람’으로 채우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김 전 부회장은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친인척 채용 금지 규정을 위반하며 조카를 전력분석관으로 뽑았다. 또 김 전 부회장의 장남 김민찬이 군 복무 중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도록 참가 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했다. 이어 국가대표 선발 이후 김민찬이 주전으로 뛸 수 있게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전 감독과 장 전 감독의 자질 문제 역시 확인됐다. 이들은 지도자가 아닌 선수와 트레이너로 계약돼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는 권한이 없음에도 김 전 부회장의 지시로 감독으로 활동해왔다. 훈련 역시 부실하게 이뤄지는 등 지도자로서의 책무도 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의 인터뷰 시 김 전 부회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김 전 부회장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도록 하는 등 간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들이 제출한 녹음 파일에 “사진 찍어주니까 연예인인줄 아냐” “서커스 하냐” 등의 폭언도 담겨 있었다. 선수들의 소포를 미리 개봉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체부는 지도자들에 대한 수사 의뢰(6건)를 비롯해 징계요구 환수 기관경고 등 총 62건의 감사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김영미는 이날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말씀드린 내용들이 확인돼 후련하다”며 “이렇게 많은 금액이 부당하게 취해졌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고 밝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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