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나침반 없이도 방향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게 국내 연구진의 실험으로 증명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채권석 경북대 교수가 김수찬 한경대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인간의 자기감각(지구 자기장을 느끼는 감각) 존재를 규명한 논문을 지난 14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실었다고 24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자기감각은 인간을 제외한 50여종 동물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철새가 계절에 따라 이동하거나 개미가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역사상 인간의 자기감각을 증명하려는 실험은 드물었다. 1980년대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학생들에게 안대를 씌운 채로 50㎞ 버스 여행을 시킨 뒤 방향을 가리키도록 실험한 적이 있지만 재연에 실패해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실험에서는 피실험자가 눈과 귀를 가린 채 회전의자에 앉아 돌면서 기계로 무작위 변경한 자북(지구자기장의 북쪽) 방향을 찾아내도록 했다.

실험 결과 음식 섭취 여부와 성별, 파란색 빛이 자기감각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금식하지 않고 평소처럼 식사한 경우에는 모든 피실험자가 자북을 찾지 못했지만 18시간 금식 뒤 초콜릿 과자를 섭취해 혈당이 상승했을 때 남성 피실험자들이 자북 방향을 잘 가리켰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눈을 감고 실험할 때에는 자북 방향을 찾았지만, 안대를 써서 두 눈에 들어가는 빛을 완전히 차단하거나 파란색 빛이 제외되는 특수 안경을 썼을 때는 자북 방향을 찾지 못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