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과 생산량을 토대로 세계 자동차기업 순위를 매길 때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와 BMW는 각각 3, 4위에 해당한다. 고급차 부문의 오랜 경쟁자인 두 글로벌 업체가 10억 유로를 투자해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차량공유 시장에서 우버와 경쟁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우버의 시장가치(약 135조원)는 불과 몇 년 새 다임러와 BMW를 합한 것보다 커졌고, 이는 자동차업계 공룡기업의 인식을 바꿨다. “차는 굳이 소유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란 새로운 명제를 놓고 차를 만들어 파는 기업이 생존전략을 고민하다 결국 그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화 앞에서 기존 사업모델만 고수해선 아무리 벤츠나 BMW라도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세계적 자동차기업이 ‘소비자에게 판다’는 가장 기본적인 전략을 ‘소비자가 사용케 한다’로 수정하는 혁명적인 상황은 두 회사에 국한돼 있지 않다. 폭스바겐은 포드·디디추싱(중국 차량공유업체), 도요타는 우버·그랩·소프트뱅크, GM은 리프트와 모빌리티 서비스 협업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이런 경쟁에서 현대·기아차가 손잡을 국내 업체는 없다. 택시와 카풀의 논쟁 속에 모빌리티 혁신을 추구하는 국내 기업들은 제대로 시동조차 걸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선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택시업계의 반발과 거친 시위에 정부 당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달 들어 우버를 비롯한 차량공유 업체들이 사실상 사업을 접었다. 관광이 주된 수입원인 도시에서 이미 우버에 익숙해진 외국인 관광객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애플리케이션을 켜들었다가 낭패를 겪고 있다. 자동차란 이동수단만 놓고 보면 세계는 차츰 둘로 양분돼 간다. 공유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쪽과 이를 거부하는 쪽이 있다.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비롯해 4차 산업혁명의 관련된 신기술이 줄줄이 등판을 앞둔 터라 대세는 자명해 보이는데, 우리는 과연 어느 쪽에 설 것인가. 이것은 이동수단의 선택을 넘어 경제 전반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문제다. 변화를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경제의 역동성을 결정하고, 그런 변화가 경제 전반에 걸쳐 곧 닥쳐올 것이기에 그렇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