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부터’ 3·1 함성의 주인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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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한다. 각양 시민단체, 종교사회 그리고 정부와 민간기구가 이날을 전후해 다양하게 기념행사를 벌인다고 한다. 적어도 3월 1일 어느 시간 어느 곳에서라도 공동기념행사가 있으면 좋으련만 없다니 아쉽다. 제안을 하나 해본다. 3월 1일 정오에 모임 장소마다, 가정마다, 사찰이나 교당이나 교회 어디서든지 상관없이 종을 치자. 택시와 자동차는 경적을 울리자. 시내를 걷다가도 들판에서 일하다가도 만세를 부르자. 터질 듯이 불러보자. 각자의 ‘나’ 또는 ‘우리’가 3·1 함성의 주인이 돼보자. 이런 상징적인 행위로도 하나 됨을 효율적으로 표출할 수 있을 것이다.

만세의 내용은 ‘대한독립’이다. 언제 시작되고 언제 결실됐나. 우리의 고백이다. 1919년에 시작됐고 1945년에 성취됐다고. 8·15에 결실된 독립의 씨앗은 이미 3·1에 뿌려졌다. 이 씨앗은 3·1운동 이후로 계속되는 일제의 억압과 조선인의 좌절 속에서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열매로 익어왔다. 3·1의 시작에서 8·15의 결실을 넘어 오늘날까지 100년을 이어오면서 성숙을 향해 계속되고 있다.

3·1이 외친 나라는 ‘대한민국’이다. 대한제국이 아니었다. 왕권 중심에서 민권 중심으로, 신민에서 국민으로 주체와 주인이 바뀐다. 그래서 헌법전문에 명시된 대로 3·1정신을 계승한 이 나라는 ‘민주공화국’으로 그 정체성을 삼는다. 그래서 3·1운동은 가히 혁명적 개혁을 일으켰다고도 말한다. 바로 이 새 나라의 주인은 ‘대한국민’이다. 대한민국이 ‘독립’을 먹고 산다면 대한국민은 ‘자유’를 먹고 산다. 3·1에서 시작된 독립의 성숙은 자유의 성숙이다. 이 나라의 주인인 우리들 각자의 ‘나’는 ‘자유인’이다. 민주공화국으로 자처하는 이 나라는 ‘자유인의 공동체’이다. 각자가 누리는 자유는 나 홀로의 개인주의적 자유가 아니다. 당신 앞에서 내가 누리고, 나 앞에서 당신이 누리는 나와 당신이 함께 누리는 ‘공동체적 자유’이다. 이제 ‘나부터’ 이런 존귀한 자유의 행진을 시작하자.

3·1운동은 종교인들 중심의 민족지도자들이 이끌었다. 천도교, 불교, 기독교 세 종교가 연합해 이끈 것이 아니다. 종교 간의 연대가 아니다. 천도교인, 불교인, 기독교인 곧 종교인들의 연합이고 협력이었다. 이런 연대가 오늘의 다원화된 사회를 민주적으로 살아가는 훌륭한 모델이다. 종교는 다르나 자유와 독립, 평화를 위해서는 같은 민족구성원으로서 연대가 가능했다. 말하자면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본보기이다. 종교뿐만이 아니다. 이념 사고 지연 학연 성별 세대별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자. 이 땅에서 공생하는 우리 모두의 삶의 가치를 고양키 위해 공동으로 협력하고 연대하자. 그래서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자유 정의 평화 인권 복지를 아름답게 가꾸고 화음으로 승화시키는 오케스트라 사회를 만들자. ‘나’부터 이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자원하자.

3·1운동은 출발부터 민족의 자유와 독립이 동북아 주변 국가들과의 ‘정당한’ 그리고 ‘정의로운’ 관계 속에 이뤄지는 ‘평화공동체’를 주창했다. 식민통치 억압에 대한 분노와 보복의 차원을 넘어 동북아 당사국들이 상부상조함으로써 공동의 안보와 복리를 누림이 마땅하다는 성숙한 외침을 발했다. ‘너 죽고 나 죽자’는 전멸의 전쟁을 막자. ‘너 죽고 나 살자’는 편협한 가학적 국가 승리주의도, 반대로 ‘너 살고 나 죽자’는 자학적 국가 패배주의도 평화의 길이 아니다. 정답은 이것이다. ‘너 살고-나 살고’의 공생과 상생이 3·1이 제시한 평화공동체의 구상이었다. 우리는 자유 평화 정의 인권 생명이라는 기본 가치관을 바탕으로 남북 간에 그리고 한반도와 주변 동북아 나라 간에 상생과 화해의 평화를 심는 운동에 나서자. 이제는 ‘나부터’ 동북아와 세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평화 만드는 사람’이 되자.

3·1운동은 위대한 시작이었다. 그리고 한때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지속하고 있는 위대한 과정이다. 그래서 3·1운동 100주년은 지나온 날들의 기념이면서 동시에 다가올 시대를 향한 비전을 가꾸는 과제이기도 하다.

박종화 목사(나부터 캠페인추진위원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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