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6일 군이 무단 점유한 토지에 대해 다음 달부터 적절한 배상과 보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안보상 필요를 감안하더라도 남의 땅을 무단 점유한 것은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는 데 적극 나선 것은 환영할 일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이 무단 점유한 토지는 총 2155만㎡(사유지 1737만㎡, 공유지 418만㎡)로, 여의도 면적의 7배나 된다. 접경지역이어서 군사시설이 많은 경기(1004만㎡) 강원(458만㎡) 지역에 몰려 있다. 6·25전쟁 이후 군부대를 창설하고 정비하는 과정에서 경계 측량을 하지 않고 편입시켰거나 긴급한 작전 수행, 토지 소유자 소재 불명 등의 이유로 무단 사용했다가 오늘에 이른 땅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소유자가 자기 땅인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국방부는 그동안 무단 점유 토지에 대한 사용료를 배상하고 반환·매입·임차 등의 조치를 취해 왔지만 민원이나 소송이 제기된 땅 위주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진해서 전국의 무단 점유 현황을 파악했고 소유자들에게 개별 통보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어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군은 절차를 밟아 무단 점유에 따른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또 군사 목적상 필요한 토지는 임차하거나 매입해 적법하게 사용하고 필요 없는 토지는 원상회복해 반환하기로 했다고 한다. 헌법 23조에는 공공 필요에 의해 재산권을 수용·사용 또는 제한할 수 있지만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군 무단 점유지 정상화는 헌법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조치인 만큼 차질 없이 이행돼야 할 것이다.

정부는 같은 선상에서 내년 7월 시행되는 ‘도시공원 일몰제’에도 적극 대비해야 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계획상 공원시설로 지정해 놓고 20년 동안 매입하지 않으면 지정이 자동 해제되는 제도다. 이렇게 되면 토지 소유주는 해당 부지를 마음대로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공익 상 필요하더라도 사유재산권을 무한정 제한할 수는 없다는 게 이 제도 도입의 근거가 된 1999년 헌법재판소 결정이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와 지자체는 공익과 사유재산권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법을 서둘러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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