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아쉽게도 결렬됐다.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와 대북 제재 해제를 놓고 1박2일 동안 하노이에서 담판을 벌였음에도 끝내 간극을 좁히지 못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중대 기로에 섰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이번 정상회담의 결렬로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가 느끼는 실망감도 크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은 한편으로 보면 불가피한 과정이기도 하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입장만 밝혔을 뿐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전면적인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이런 합의를 해줄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따라서 결렬은 불가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대북 제재를 완전히 해제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다른 핵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 핵탄두, 핵무기 시스템 등을 신고하고 폐기해야 한다. 한꺼번에 폐기할 수 없으면 우선 대략적인 시간표라도 제시해야 부분적인 제재 완화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영변 핵시설 하나만 폐기하고 대북 제재의 전면적 해제를 요구하는 것은 억지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영변 핵시설 외에 굉장히 규모가 큰 새로운 핵시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 시설을) 알고 있다는 것에 북한이 놀랐다”고 말했다. 다른 대규모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충격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변 핵시설 하나만 없애는 대가로 대북 제재를 해제할 순 없는 일이다. 물론 영변 핵시설이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고철은 아니다. 북한 핵 개발의 심장부이자 상징으로 불가역적 비핵화로 가는 입구라는 의미는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핵화의 일부에 불과하다.

비록 2차 회담이 결렬됐지만 희망은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의견 접근을 본 부분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헤어졌고 호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의미다. 폼페이오 장관도 앞으로 몇 주 내에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미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이 아닌 만큼 지금까지 논의된 것을 토대로 협상의 불씨를 다시 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양측이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과제다. 거듭 강조하지만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로 가는 길이어야 한다. 제재 완화 등 북한에 대한 보상은 비핵화 수준에 맞춰 이뤄질 수밖에 없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거나 핵 동결 수준에 그치는 어정쩡한 합의는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 전략적 유연성도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로드맵 속에서 발휘될 수 있다. 북한은 하루빨리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그러기 전에는 협상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이다. 진전된 추가 조치를 제시했을 때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는 물론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 경협의 물꼬도 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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