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원 “희생의 걸레정신 유훈으로 되새겨” 정운찬 “‘소득격차 줄여라’ 뜻 이어 경제 전공”

손정도 목사·스코필드 박사를 추억하는 토크콘서트

손명원 “희생의 걸레정신 유훈으로 되새겨” 정운찬 “‘소득격차 줄여라’ 뜻 이어 경제 전공” 기사의 사진
손명원 전 현대중공업 사장(왼쪽)과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새사람교회에서 손정도 목사와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독립운동가로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손정도 목사는 ‘걸레 정신’으로 유명하다. 더럽고 냄새나며 아무도 하지 않으려 하는 일이 있다면 민족을 위해 나서라는 뜻이다. 바닥을 닦고 싱크대 아래 던져지는 걸레처럼 일이 끝나면 조용히 퇴장하는 것도 걸레 정신의 필요조건이다. 김구와 안창호 등을 도와 무장 독립운동을 전개하고 흥사단 활동에도 참여했으며 정동교회 담임목사로 유관순 열사에게도 영향을 미쳤던 그가 이력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이 같은 걸레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손 목사의 손자인 손명원 전 현대중공업 사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새사람교회(김상기 목사)에서 열린 ‘손정도-스코필드 토크콘서트’에서 자신의 할아버지가 가문에 남긴 유훈으로 걸레 정신을 소개했다. 손 전 사장은 “손 목사님은 제가 태어나기 10년 전 별세했지만, 대학생이 된 후 고모님으로부터 할아버지의 유훈을 들을 수 있었다”며 “갑자기 걸레를 닮으라고 말해 당황스러웠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는 석호필 박사로 한국에 알려졌다. 1916년 한국에 와 세브란스 의학교에서 세균학과 위생학을 가르쳤고 영어 성경반을 조직해 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쳤다. 3·1운동과 제암리 학살사건 등을 사진으로 촬영해 일제의 억압과 만행을 해외에 폭로했다. 석호필이란 이름은 돌(石) 같은 굳은 의지로 호랑이(虎)의 기개를 갖고 약(Pill)처럼 이웃에 필요한 존재가 되라는 뜻을 담고 있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경제적으로 어렵던 10대 때 스코필드 박사의 도움으로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며 그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정 이사장은 “스코필드 박사는 ‘한국이 경제 성장을 하고 있지만 가난한 이들에 대한 부자들의 배려가 눈곱만치도 없는 게 문제’라고 말해왔다”며 “대학에서 경제학과를 지망한 것도 분배로 소득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하라는 스코필드 박사의 추천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이들의 논의는 한반도 통일 염원으로 이어졌다. 손정도 목사는 중국 지린성에서 청년 김일성을 감옥에서 구해준 인연으로 북한에서도 존경받고 있다. 그 인연으로 손 전 사장은 쌍용차 사장으로 1994년 방북해 김일성 주석의 유지를 듣는 기회가 있었다. 손 전 사장은 “당시 김 주석은 남과 북의 장벽이 없어져 경제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하며 정치적 통일의 밑거름으로 삼고자 하는 구상이 있었다”며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 이해를 바탕으로 기도한다면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빈으로 초대된 이종찬 국립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은 “우리 민족은 100년 전 3·1운동과 1998년 금 모으기 운동을 했던 민족”이라며 “통일과 경제 발전을 위한 민족 저력의 불씨를 교회에서 지펴주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새사람교회 담임 김상기 목사는 “손 목사와 스코필드 박사는 어려운 역사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결단의 본보기를 보여주신 분”이라며 “민족 통일을 위한 사명이 우리에게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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