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비워 두고 있는 주중대사 후임으로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지난 주말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나 외교부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사실이라면 실망스러운 인사다. 중국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다. 북한의 최대 우방으로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다. 그런 만큼 주중대사는 외교·안보 분야에 식견이 높고 주재국과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중량급 인사가 바람직하다. 장 전 실장은 경영학을 전공한 교수 출신으로 줄곧 학계와 경제 분야에서 활동해 왔고 중국과는 개인적인 인연도 거의 없다. 적임자라고 보기 어렵다.

중국과는 외교 현안이 산적해 있다. 사드 배치 문제 등으로 인한 통상 갈등이 잠복해 있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 긴밀한 외교적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이런 중차대한 때에 장 전 실장을 주중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적재적소라는 인사의 기본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특히 정 전 실장은 최악의 고용난에 소득 양극화까지 심화시킨 참담한 경제 성적표를 내고 지난해 12월 사실상 경질됐다. 그런 인사를 4강 외교의 한 축인 주중대사에 임명한다면 ‘코드 인사’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사실이라면 청와대는 임명 건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지난달 28일 오전 청와대 국가안보실(NSC) 제1, 2차장 인사를 단행한 것도 뒷말을 낳고 있다. 외교·통일 정책을 총괄하는 제2차장에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임명한 것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급물살을 타게 될 대북 경제협력을 염두에 둔 인사로 짐작되는데 지나친 낙관론에 빠져 인사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 차장이 워싱턴의 주요 경제 분야 인사들과 교류해 왔지만 외교·통일 분야에서 제 역할을 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대다수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인사가 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주 주요국 대사와 일부 장관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좁은 인재풀에서 벗어나 초당적으로 적임자를 찾는 모습을 기대하는 게 연목구어가 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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