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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권덕철] 오늘 괜찮으신가요?


2018 자살예방 백서에 따르면 연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3~5월이다. 전문가들은 봄에 자살률이 높아지는 게 세계적 현상이라고 한다. 봄엔 행복해질 것 같지만 일조량 변화 등으로 불면증, 우울증 등 되레 마음건강이 힘들어진다. 42분에 1명, 연간 1만2000명. 우리나라 자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숫자다. 동(洞) 하나가 사라질 정도다. 2017년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는 24.3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1.9명의 2배 이상이다. 직장동료나 친구, 심지어 가족 중에도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자살예방법’은 자살 위험에 노출됐다고 판단될 경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도움을 요청할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실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2016년 국민건강 영양 조사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해본 사람은 약 246만명, 그중 1년간 정신 문제 상담을 받은 경우는 17%에 불과하다.

자살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자살을 생각하는 바로 당신이 힘들다고, 도와달라는 손짓을 해야 한다. ‘괜찮아지겠지’라며 속으로만 앓지 말아야 한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만으로도 도움을 요청할 권리를 가진다. 주위를 둘러보면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은 많다. 구직자·실업자라면 고용센터, 학생이라면 Wee센터, 근로자라면 근로자건강센터 등이 있다.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24시간 통화할 수 있는 자살예방 상담전화(1393)와 각 지역 자살예방센터(정신건강복지센터)도 있다. 둘째, 우리 모두가 주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살 사망자의 92%는 사망 전 감정·수면 상태의 변화, 죽고 싶다는 말 등 어떤 형태로든 자살 위험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위험 징후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자살 생각이 있는지를 직접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어떤 것이 위험 신호이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좀 더 알고 싶다면 ‘자살 예방 생명지킴이 교육(jikimi.spckorea.or.kr)’을 추천한다.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생명지킴이가 될 수 있다. 얼마 전 지하철역 취객에게 한 청년이 다가가 포옹하자 난동을 멈췄다는 기사를 봤다. 완력으로 제압하지 않고 마음으로 감싸줬다. 따뜻한 마음만큼 위대한 힘은 없다. 지금 당장, 내 주변의 가장 힘들 것 같은 사람에게 연락해보는 것은 어떨까.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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