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단 통고문’을 좇아 묵상으로 새벽을 깨우다

[3·1운동 100주년과 한국교회] 3·1운동 정신 되새기는 소망교회 새벽기도회

‘신도는 매일 세 번 기도하되 일요일은 금식하며 매일 성경을 읽되 월요일은 이사야 10장, 화요일은 예레미야 12장, 수요일은 신명기 28장, 목요일은 야고보 5장, 금요일은 이사야 59장, 토요일은 로마서 8장으로 돌아가며 읽을 것이라 하였더라.’

김경진 서울 소망교회 목사가 4일 강남구 교회에서 열린 새벽기도회에서 이사야 10장 말씀을 강해하고 있다.

1919년 3월 3일부터 기독교인들에게 배포된 ‘독립단 통고문’의 일부이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유일하게 체포를 피한 뒤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밀알이 된 김병조(1877~1950) 목사가 1920년 ‘한국독립운동사략’ 상편에 수록한 내용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3·1운동 100주년 기념 ‘주간 말씀묵상집’을 제작해 성도들과 나눌 수 있도록 전국 노회와 교회에 배포했다.

4일 오전 5시30분 독립단 통고문에 따른 월요 새벽기도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김경진 목사·사진)를 찾았다. 새벽 안개와 미세먼지를 뚫고 예배당에 모인 1000여명 성도 앞에서 교회가 편집한 김병조 목사의 영상이 소개됐다.

평북 정주에서 태어난 그는 의주 관리교회 목사이던 42세 때 민족대표로 참여했다.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으로 일하는 등 독립운동을 하다 해방 후 북한 정권에 체포돼 구소련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영상은 ‘기억하겠습니다’란 문구로 마무리됐다. 김경진 목사는 성도들과 함께 이사야서 10장 말씀을 단락별로 읽고 설교했다.


“100년 전 선조들은 일제의 압제 속에서 왜 우리 민족이 이렇게 됐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함께 말씀 속에서 이를 풀어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활동하던 시절 이스라엘 민족은 아시리아에 짓밟혔습니다. 아시리아는 100년 전 일제처럼 무한정 팽창하려는 욕구를 가졌습니다. 하나님은 아시리아를 향해 “내 진노로 멸하리라”(25절) 하시고, 이스라엘 민족을 향해 “멍에가 부러지리라”(27절) 하신 뒤, “보라 주 만군의 여호와께서 혁혁한 위력으로 그 가지를 꺾으시리니”(33절)라고 했습니다.”

독립단 통고문은 말씀과 기도, 금식 이외에 비폭력을 거듭 강조했다. 통고문은 앞부분에서 “무슨 일이든지 일본 사람을 모욕하지 말고, 돌을 던지지 말며 주먹으로 때리지 말라”며 “이는 야만인들이 하는 바이니 독립의 참뜻을 훼손할 뿐”이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3·1운동은 기독교 목사님들의 제안에 따른 비폭력운동으로 강력한 신앙운동이었다”면서 “당시엔 미완이었지만 해방을 통해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다. 그런 의미에서 본래의 신앙적 모습을 되짚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기도회는 영상물 상영 외엔 반주도 없었고 말씀과 기도가 뿜어내는 경건한 분위기만 가득했다. 성도들은 말씀을 함께 낭독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겼다. 소망교회는 오는 9일까지 독립단 통고문에 따른 일정으로 새벽기도회를 진행한다. 김 목사는 지난해 7월 전임 김지철 목사의 후임으로 청빙된 뒤 동사목사로 동역하다 올해부터 소망교회를 맡고 있다. 글·사진=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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