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10등 마이너스… 제조업 살려야 대한민국 산다

연중기획 한국인더스트리 4.0… 5G 등 활용 혁신전략 세워야


한국 제조업에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제조업은 활력을 잃은 지 오래됐다. 수출 최후의 보루였던 반도체마저 위기다. 반도체 호황으로 가려졌던 제조업 부진의 민낯은 올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1%에 그쳤다. 지난해 12월(72.2%)보다 다소 상승했으나 2012년 5월 80.3%를 기록한 이후 계속 70% 초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이 낮다는 것은 재고가 많이 쌓여 공장 가동을 줄인다는 것으로, 제조업 전반이 둔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가가치가 떨어진 제조업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나 관광 등 ‘굴뚝 없는 산업’으로 대체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국내총생산(GDP)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한국 수출을 주도하고 있고,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제조업 경쟁력 제고는 한국 경제 생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달 13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를 비롯해 선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10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7개는 10% 이상 줄었다.

한때 제조업을 개발도상국으로 밀어냈던 선진국들은 앞다퉈 제조업을 자국으로 되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리메이킹 아메리카’를 내세우며 제조업 지원을 강화했다.

독일은 2011년부터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도입했다. 일본의 ‘소사이어티 5.0’도 비슷한 사례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이었으나 개발도상국과 가격 경쟁에서 밀렸던 이들은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혁신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제조업을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다.

개발도상국들도 4차 산업혁명을 제조업과 연결하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선진국의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 본국 회귀) 전략에 맞서 제조업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인도의 ‘메이드 인 인디아’, 인도네시아의 ‘산업 4.0 로드맵’, 태국의 ‘타일랜드 4.0’ 등이 대표적이다.

각국이 제조업 부활을 외치는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다. IT를 제조업에 접목해 공정의 혁신을 이루면 효율성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이 국가 차원의 전략으로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한국의 위상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의 ‘2016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2016년 세계 5위에서 2020년 인도에 뒤진 6위로 한 계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국가 차원의 제조업 부활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 기업, 노동계 등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 1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한국의 IT 인프라는 세계 정상급이다. 지난달 25~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는 5G 시대 개막이 제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황창규 KT 회장은 “5G 네트워크로 제조업 패러다임에 파괴적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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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 4.0
=독일 정부가 처음 제시한 혁신전략으로 제조업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전체 생산과정을 최적화하는 것을 뜻한다. 스마트팩토리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팩토리의 각 생산기기가 공정별로 생산품에 알맞은 공정을 능동적으로 판단해 실행한다. 인더스트리 4.0은 제조 공정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물류, 유통, 서비스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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