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주도에 개설된 국내 첫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갔다. 녹지병원 측이 개설 허가가 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의료법 규정을 정당한 사유 없이 어긴 데 따른 조치다. 제주도는 병원 측 의견을 듣는 청문 절차 등을 거쳐 이달 안에 최종 허가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녹지병원은 외국인 전용 병원으로 허가 받았다. 그러나 녹지병원은 개설 취지와 달리 내국인 진료 제한 조치 철회를 요구하며 소송을 걸었고, 이를 이유로 개원 시한 연장을 요청했다. 제주도가 이를 거부하자 제주도의 개원 준비 상황 현장 점검을 거부하는 등 ‘배 째라’ 식 몽니를 부리고 있다. 의료법을 비롯한 현행법의 미비가 빌미를 줬다. 영리병원 개설과 운영의 근거가 되는 제주특별법에는 영리법원의 내국인 진료 제한 규정이 없다. 또 의료법에는 의료진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녹지병원 측은 이를 바탕으로 내국인 진료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소송에서도 승소를 자신한 듯한 모습이다. 녹지병원 측이 애초 병원 운영에 뜻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병원에 투자한 중국 녹지그룹은 부동산 개발 업체다. 중국에서도 병원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 병원보다는 부동산 개발 수익을 노리고 투자했을 거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아니라면 외국인 진료만으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 투자할 까닭이 없다.

영리병원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비영리단체인 기존 병원과는 출발부터 다르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사업 자격을 의사와 비영리기관으로 한정하고 외부 투자를 금하고 있으나 영리병원은 이런 제한이 없다. 의사가 아닌 민간인이 병원을 설립, 소유할 수 있고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분할 수 있다. 병원 간 인수·합병은 물론 다양한 부대수익 사업도 가능하다. 대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의료 영리화에 깊은 관심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더 이상의 영리병원 허가는 없다고 공언했다. 영리병원을 허가할 경우 보건의료 분야의 공공성이 크게 저하되는 걸 우려해서다. 하지만 막는 게 능사가 아니다. 법과 제도의 미비점이 문제이지 외국인 전용이고,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면 영리병원이 있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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