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시절에 도널드 트럼프는 군사학교를 다녔다. 아버지가 아들을 엄격한 교육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 군사학교를 선택했다. 미국 뉴욕의 부동산업자인 아버지를 보면서 트럼프는 재테크 수완을 하나둘씩 몸에 익혔을 것이다. ‘트럼프그룹’을 일구며 부동산 재벌 반열에 올랐다. 그의 자산은 31억 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개발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협상장에서도 장사꾼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한 문서를 통해 북한을 ‘좋은 위치의 부동산’에 비유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그 문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그에 대한 대가로 김정은이 엄청난 경제적 미래를 가질 수 있는 좋은 위치의 부동산을 얻는다는 사실을 적시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북핵을 고집하면 고립무원의 외톨이가 되겠지만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면 금싸라기 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향해 연달아 돈 타령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내가 워게임(war game)이라고 부르는 군사훈련은 북한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면서 “그런 ‘게임들’은 미국 입장에서 너무나도 큰 비용이 들고, 엄청난 비용을 돌려받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일에도 “한국과의 군사훈련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이 돌려받지 못하는 수억 달러를 아끼기 위한 것”이라면서 “그것(훈련 중단)은 대통령이 되기 오래전부터 내 입장이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을 종료키로 한 한·미 군 당국의 결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반박 차원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군사훈련 비용을 거론한 것은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가 올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타결한 뒤에도 “그것(한국의 분담금)은 올라가야 한다. 몇 년 동안 그것은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방과 협력해야 하는 동맹국의 대통령인지,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장사꾼인지 헷갈린다. 올 상반기에 시작되는 협상장에 우리도 장사꾼을 배치해야 할지 모르겠다.

염성덕 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