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많이 사는 수도원이 있었습니다. 수사들이 고민하다 고양이를 풀어놨죠. 확실히 쥐가 줄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문제가 생겼습니다. 고양이가 설치고 다니자 조용하던 수도원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수도원장이 유독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고양이가 예배를 방해한다며 성화였죠. 결국 수도원장의 지시에 따라 예배 중엔 고양이를 묶어 뒀습니다. 적어도 예배시간엔 고양이가 돌아다니지 않았습니다. 왠지 예배 분위기도 좋아진 것 같았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고양이가 죽었습니다. 수사들은 조용한 수도원이 낯설어졌습니다. 고양이가 그리워진 것이죠. 한 수사가 시장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사 왔습니다. 아련한 허전함이 채워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예배 시간에 앞서 고양이를 묶어 두는 습관은 이어졌습니다. 경건한 예배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죠.

동화와도 같은 이 이야기는 사실 예식의 의미를 잃어버린 목회자와 성도들의 잘못된 습관을 꼬집고 있습니다. 일종의 풍자죠. 하나님은 우리가 온전히 깨어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리길 원하십니다. 이제 애꿎은 고양이는 풀어줘도 되지 않을까요.

홍융희 목사(부산성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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