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시설 일부를 복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정원 국회 보고와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 및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위성사진 등을 통해 복구 움직임이 확인됐다. 아직 시설 복구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여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징후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초 시사한 ‘새로운 길’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6일 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전에 조속히 동시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공화국에 대한 제재 압박으로 나가면”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우리는 제재를 강화하는 것을 들여다볼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진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는 조건이 외견상 만들어지는 분위기다. 미국은 북한을 자극하고 북한은 이에 맞대응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양측 모두 차분히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다시 트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회담 결렬 직후 “(김 위원장) 생각이 좀 달라지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지만 비핵화 외에 다른 생각을 한다면 중대한 오판이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 간에 엇박자와 이견을 우려하는 외신 보도와 외교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핵 제안을 칭송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갈라섰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미 워싱턴의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한국 국제교류재단이 공동 개최한 포럼에서는 미국의 전직 고위 외교 당국자들이 “한국이 좀 진정하고(cool down) 천천히 움직여야(go slow) 한다”고 지적했다. 성급하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을 추진하지 말고 긴밀한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유지해야 한다는 충고다. 문 대통령은 이런 충고들을 유념해야 한다. 북한과 미국은 물론 우리도 진정하고 차분해 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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