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민간차량 2부제에 국민 과반이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개인의 자유를 강도 높게 제한하는 방안인데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먼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국민은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돼 있음을 말해준다. 환경은 대통령이 결단한다고 지켜지지 않는다. 사회적 합의와 참여가 수반돼야 하고, 정부의 몫은 그런 동력을 모아 가장 효과적인 정책으로 구현해내는 것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사회적 동력은 쌓여가고 있는 게 분명한데, 이를 결집하고 실천할 역량을 과연 정부가 가졌는지 의문이 든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날 공공차량 2부제를 어긴 공무원들이 관공서 주변에 빼곡히 불법 주차하는 실태가 보도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7일 “정부 대책을 따르지 않는 이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 총리가 이런 말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직접 월급 주는 공무원의 참여조차 끌어내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의 자발적 고통 분담을 유도할 수 있겠나. 같은 날 환경부 장관은 ‘공공차량 올스톱’ ‘민간차량 자율 2부제’ 등 더 강한 조치를 말했다. 낮은 수위의 현 조치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터에 이건 어떻게 하려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2017년 학교 미세먼지 대책으로 모든 초·중·고교에 실내체육관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2018년까지 691곳, 2019년에 288곳을 지어 완료한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아직 410개교에 실내체육관이 없다.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 있고, 해명은 황당하다. 미세먼지 막자고 시작한 일인데 “학생 수 등 다른 기준을 적용해 설치하다보니 그리 됐다”고 한다. 현황 파악도 못하고 있었다. “몇 곳 남았느냐”는 국민일보 취재진의 단순한 질문에 오전에 말한 수치와 오후에 말한 수치가 달랐다. 교육부는 6일 “연내에 모든 초·중·고교에 공기정화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과연 잘 시행될지, 아마 교육부 관료들도 궁금할 것이다.

두 사례는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얼마나 공허한 거였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바람이 불어 먼지가 날아가면 대책도 함께 휩쓸려 가버리곤 했던 게 아닌가 싶다. 6월이면 남동풍이 불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 말하는 대책은 그 바람을 견딜 수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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