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노동 현안과 관련해 정부를 압박하는 총파업을 벌였지만 위력이 별 게 아님을 스스로 입증했다. 민노총은 지난 6일 국회 앞 등 전국 13곳에서 총파업 집회를 가졌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철회, 최저임금제도 개편 철회,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관계법 개정 등 중대 현안을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참가 인원은 고용노동부 집계 결과 전국 30여개 사업장에서 3200여명이었다. 민노총이 100만 조합원을 내세우며 벌인 총파업의 참여 조합원이 1%도 안 됐다. 현대차 등 대규모 사업장 노조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적극 참여를 고사했다. 자체 노사 현안과 행사 등이 발등의 불이라는 인식이 정치색 짙은 총파업을 회피하게 만들었다.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냉담한 반응이다.

민노총의 초라한 모습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유치원 개학 연기 투쟁과도 너무 닮았다. 한유총은 유치원의 회계 부정 등을 막기 위한 ‘유치원 3법’ 개정에 반대하며 4일 집단 실력행사를 벌였다. 정부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에도 터무니없이 ‘사유재산권 침해’를 내세우며 대정부 투쟁을 고집했다. 그러나 팽배한 비판 여론, 정부와 교육 당국의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 원칙 고수로 인해 참여했던 유치원들이 속속 빠져나갔다. 투쟁 동력을 상실한 한유총은 4일 오후 개학 연기 투쟁을 조건 없이 철회했다. 한유총은 유치원 1533곳이 동참할 것이라고 했지만 교육부 확인 결과 전체 사립유치원 3875곳 중 381곳이었다. 실제 참여 유치원은 239곳에 불과했다. 유치원의 교육 관련 공익적 기능을 애써 무시하며 어린아이들과 맞벌이 학부모들을 볼모로 툭하면 횡포를 부린 결과였다.

민노총은 이번 총파업 결과를 뼈아픈 자성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어려운 경제 현실과 변화를 요구하는 현장 목소리를 외면하며 구태의연한 장외투쟁으로 지분을 챙기려는 생각은 시대적 착오일 뿐이다. 명분 없는 투쟁으로 노동시장이나 노동구조 개혁에 역행한다면 국민적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한유총의 횡포가 저지된 건 정부의 원칙적인 전방위 대응이 컸다. 정부는 강성 노조의 잘못된 단체행동이나 일탈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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