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이나 라섹 등 시력교정 수술을 받은 사람은 미세먼지 노출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가렵다고 무심코 손으로 눈을 비비다가는 감염이나 시력 회복 이상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눈이 뻑뻑할 땐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더 자주 점안(작은 사진)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

직장인 윤지훈(25)씨는 얼마 전 라식 수술을 받았다. 아침에 눈 뜰 때 안경 없이 사물을 또렷하게 볼 수 있어 만족했지만 근래 심해지는 미세먼지로 인해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됐다. 미세먼지가 호흡기뿐 아니라 눈에도 달라붙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청소년과 젋은층을 중심으로 라식이나 라섹, 렌즈삽입술 같은 시력교정 치료를 받는 사람이 많다. 라식과 라섹은 레이저를 쏘아 각막(검은자위)을 깎는 원리로, 렌즈삽입술은 홍채 앞뒤에 렌즈를 끼워넣는 방식으로 시력을 교정한다.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류익희 전문의는 11일 “시력교정술은 비교적 회복이 빠르지만 수술 후 1년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교정 시력의 평생 유지 여부가 좌우된다”면서 “환절기인 요즘 일교차가 큰 데다 미세먼지까지 극성을 부려 수술 직후 눈이 더 건조해지고 자극받기 쉬워 보다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레이저를 사용하는 라식·라섹의 경우 눈물 분비와 관련된 ‘각막 지각신경’이 절단되므로 눈물이 잘 나오지 않아 일시적으로 안구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안 그래도 수분이 부족해 극도로 예민해진 눈에 미세먼지 같은 외부 자극이 더해지면 더욱 눈이 메마를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 속 카드뮴, 납 같은 중금속과 화학물질들이 눈물막의 이상을 초래해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류 전문의는 “특히 최근 한 달 이내 시력교정술을 받은 사람이 수술 부위가 다 아물지 않은 상태로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눈 충혈이나 가려움증, 염증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속눈썹이 눈에 들어가는 이물질을 1차적으로 걸러주는데, 미세먼지가 속눈썹에 쌓이면 ‘눈꺼풀테염’이 생기고 마이봄샘(눈 안 피지 분비샘)의 기능을 떨어뜨려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평소 눈을 비비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로 인한 자극으로 눈을 무의식중에 비비면 시력 회복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라식은 각막 절편(각막 뚜껑)이란 걸 만들어 수술하는데, 수술 후 눈을 비비거나 세게 감으면 각막 절편이 밀리거나 이탈되기도 한다. 그 정도가 심하면 각막에 주름이 생겨 시력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 라섹의 경우 각막에 찰과상이 생기거나 각막 상피(겉피부)가 벗겨질 수 있는데, 심하면 각막 혼탁(눈동자가 뿌옇게 보임)을 유발해 시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거나 야간 빛 번짐 현상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야외활동 중 눈에 미세먼지가 들어가 가렵더라도 손으로 비비는 행위는 금물이다.

시력교정술 후엔 알레르기결막염도 흔히 나타나는데, 미세먼지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국영 교수는 “시력교정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알레르기결막염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각막이나 결막(눈꺼풀 안쪽과 안구의 흰 부분을 덮고 있는 얇고 투명한 점막) 부위에 미세 상처가 생겨 감염이나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소 안구건조증이 있거나 알레르기결막염이 있는 사람은 시력교정술 후 인공눈물을 자주 점안하고 수시로 눈꺼풀을 세척하는 등 안구 주변 위생에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인공눈물은 하루 3~4회가 적당하다.

시력교정 수술 후에는 생활공간에서의 환경 관리도 중요하다. 환절기 공기 중 습도는 여름보다 10~20% 낮다. 실내 습도가 30% 아래로 내려가면 안구건조증이 생긴다. 눈이 건조하다고 느낄 때는 수시로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하고 가습기나 젖은 빨래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6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술 당일에는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고 눈 피로도를 높이는 책·TV 보기, 컴퓨터·스마트폰 사용을 삼가야 한다. 공중목욕탕이나 수영장 같은 곳은 눈에 세균이 침투할 수 있어 수술 후 약 1개월은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

시력교정술 후 6개월~1년까지는 바깥활동 시 미세먼지와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선글라스, 챙 넓은 모자 등을 착용하는 게 좋다.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각막 조직이 강한 자외선에 자주 노출되면 각막 혼탁과 빛 번짐 현상, 자외선각막염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글·사진=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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