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9일간 이어지면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민감도가 최고조인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난 6일 중국 정부와 협의해 서해 상공에서 중국과 공동 인공강우 실시 추진을 지시했다.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가 국내 고농도 미세먼지를 유발한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대통령 지시에 중국과의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극히 일반적이고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책임 회피적인 반응으로 일관해 갈팡질팡하는 한국 정부를 더욱 난감하게 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난센스일 뿐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명쾌한 반박이 없으니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마치 문 대통령의 지시를 반박이라도 하듯이 6일 “중국발 미세먼지의 충분한 근거가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다음 날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세먼지는 중국발 원인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한 발언에 “한국 관리들이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는지, 전문적인 뒷받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13년 이후 자국 미세먼지 배출을 40% 정도 감축했다고 주장하면서도 내용을 밝히지 않고 그 이전 조사·분석 자료들을 무시한다. 중국의 미세먼지 발생 상황은 갈수록 심각하다. 한 국제환경기구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의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는 총 2927기로 전년보다 78기 늘었다. 설비용량으로 46.2GW 증가한 것인데 한국 전체 석탄발전 설비 37GW의 1.2배에 해당한다. 한국 쪽 동부지역에 석탄화력발전소가 300여개나 몰려 있다. 미·중 무역갈등의 고조로 중국의 석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의 중국과의 미세먼지 저감 협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주요 요소다.

한국 정부가 한·중 외교적 갈등을 우려해 결정적인 상황에서 목소리를 낮추는 건 문제다. 국민들로 하여금 중국과 미세먼지 문제를 개선시킬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하게 한다.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다면 중국은 물론 북한과 일본과의 협력을 가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정부기구 등을 통한 국제적 압력도 주저해선 안 된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