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 경제의 화두는 단연 소득주도성장론이다. 경제지표가 새로 발표될 때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평가가 신문지면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정치권까지 나서서 공과를 논하는 데 여념이 없다. 한마디로 기승전‘소주성’이다. 최근의 경제 흐름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지표는 정책적 요인 외에도 경기 국면이나 글로벌 경제, 수급 여건 등 크고 작은 요인들이 얽힌 결과물이다. 따라서 기승전‘소주성’만으로 전체를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자영업 지표도 마찬가지다. 최근의 자영업 여건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비용 요인일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측면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더 효과적인 보완책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수요 부진은 세밀히 살펴봐야 할 요인이다. 지난해 소비증가율은 2.8%로 2017년의 2.6%보다 높아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도 수요가 부진했던 이유 하나를 든다면 무엇보다 소비의 상당 부분이 해외로 빠져나간 반면 외국인이 들어와 소비한 규모는 줄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해외여행 지급액은 세계 7번째 수준으로 지난해 33조원에 달했다. 한 해 출국자도 2900만명에 육박했다. 인구가 우리의 2배를 넘는 일본은 1900만명이었다. 반면 실질적으로 자영업 여건에 많은 영향을 주는 ‘수입된 소비’는 회복이 더디었다. 2016년 1700만명이던 외국인 관광객은 2017년 1300만명, 2018년 1500만명 수준에 그쳤다. 이들이 국내에서 쓴 돈도 2016년 168억 달러에서 2017년 132억 달러, 2018년 152억 달러였다.

소비의 해외 유출이나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정체에 직접 타격받는 업종은 여행, 음식 및 숙박업이다. 그런데 이들 업종의 고용과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다른 업종에 비해 매우 높다. 고용만 보더라도 전기·전자산업은 수요가 1조원 줄면 고용이 2000명 정도 감소하나 여행산업은 1만8000명, 음식 및 숙박업은 9000명 감소한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하고 있다. 이들 업종은 소규모 자영업자가 집중된 곳이다. 이는 최근의 고용 악화가 자영업에서 비롯되었다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소비 흐름을 변화시키면 자영업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해외소비를 국내소비로 유도하는 것이다. 소득 증가나 해외 경험 유인 등에 의한 해외여행 증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응답자의 3분의 1이 해외여행 이유가 국내여행 비용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한 설문 결과를 보면 해외소비의 일정 부분을 국내에서 흡수할 여지가 있다. 국내 여행의 걸림돌로 지목되는 숙박 여건이나 관광지 위생 상태를 정부, 지자체와 함께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개별소비세 개편, 고급 국내 패키지 여행 개발 등을 통해 해외소비의 50%를 차지하는 상위 20% 고소득 가구의 해외소비를 일부분이나마 국내로 돌릴 수도 있다. 실효성 있는 국내여행 마일리지 제도 도입도 고려해봄 직하다.

둘째, 매력적인 관광상품을 만들고 홍보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함으로써 외수를 내수화하는 것이다. 일본의 관광객 입국자 수는 2012년만 하더라도 800만명 수준으로 우리보다 훨씬 적었다. 그러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정부의 다각적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3100만명의 외국인이 400억 달러를 쓰고 가면서 관련 산업의 고용이 크게 증가했다. 우리도 한류와 전통문화, 자연환경 등 관광 잠재력이 충분하다. 많은 요인이 얽혀 있는 자영업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자영업 경쟁력 제고,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보완 등과 함께 수요 부진 대응책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더 많은 돈을 쓰게 함으로써 ‘소비의 낙수효과’를 증대시키는 방안도 그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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