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1주일간 이어진 먼지 가득한 하늘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갑갑하게 했다. 우리나라의 대기환경 기준은 24시간 평균 PM2.5(직경이 2.5마이크론보다 작은 먼지) 농도로 ㎥당 35㎍인데, 지난주 최고 농도는 150㎍에 이르렀다. 최근 미세먼지와 관련해 중세 유럽남부에서 시작된 흑사병 때와 같은 많은 괴담이 흘러다닌다. 탈원전 때문이다, 중국발이다, 이민을 고려한다 등. 심지어 이젠 안개도 미세먼지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나쁜 시정이 꼭 미세먼지 때문만은 아닌데도 말이다.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1952년 런던 스모그 때의 PM10 농도는 ㎥당 2500~4000㎍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는 대통령 지지도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됐다.

미세먼지의 농도는 배출량, 대기화학 과정, 그리고 기상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즉, 배출량이나 대기의 화학적 조성이 작년과 비해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 바람이나 온도분포에 따른 기상 요소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우리나라는 대륙의 풍하측에 위치해 그 미세먼지 농도는 주변국들의 영향을 꾸준히 받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의 고농도 사례는 중국, 북한, 몽골의 배출 영향과 서쪽과 북쪽으로부터 우리나라로 몰려서 유입되는 기류로 인해 크게 영향을 받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정체되고 있는 대기는 향후 미세먼지 농도에 중요한 영향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환경부의 적극적 대기오염 관리 정책으로 연평균 PM10 기준으로 1995년 ㎥당 78㎍에서 최근 46㎍으로 꾸준히 줄었다. 그러나 2012년 이후에는 농도값이 정체돼 있다. 일부에서는 고농도 사례의 농도와 그 지속일수는 늘어 왔다고 하나 실제로는 줄어들고 있다. 천리안위성 자료로 분석해봐도 동아시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2011년 이후 전반적인 감소 추세가 확인된다. 그럼에도 어느 한 국가의 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주변국들의 영향은 있게 마련이다. 2016년 봄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항공우주국이 공동 수행한 대기질 조사에서도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는 장거리 수송이 수반돼 왔다. 이는 위성 외에도 항공기, 지상장비의 측정, 그리고 모델의 계산 역량을 모두 모은 결과였다. 그간의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국외 기여도는 보수적으로 평가해도 연평균 30%, 고농도 사례로 국한하면 6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연히 연평균으로는 국내 배출이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에 더 기여한다.

환경부의 2015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자료에 따르면 PM2.5의 경우 서울은 비산먼지(44%), 비도로이동 오염원(23%), 도로이동 오염원(19%) 순으로 나타난다. 전국으로는 제조업 연소(37%), 비산먼지(17%), 비도로이동 오염원(14%), 생물성 연소(12%), 도로이동 오염원(9%) 순으로 나타난다. 도로이동 오염원(차량 운행)을 제한하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서울로 보면 도로이동 오염원(19%)에 비산먼지(도로, 나대지, 건설현장 등에서 날리는 먼지) 중 차량의 기여를 함께 고려해볼 수 있다. 여기에 미세먼지의 국외 기여분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고농도 사례만 보면 외부 영향이 더 커지게 돼차량 운행 제한의 효과는 작아지게 된다. 국외 기여분 감소에 대한 해결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국내의 차량 운행 제한 외에도 제조업, 건설장비 등 다른 부문도 저감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과학적으로는 미세먼지의 배출원과 형성 과정, 장거리 이동에 대한 영향을 더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

중국은 꾸준히 대기질 관리를 해온 덕에 2010년대 들어 농도가 빠르게 줄고 있다. 중국의 연평균 PM2.5 농도는 아직 우리나라보다 많이 높다. 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가 체감하는 대기질은 한계가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분명히 줄어드는 상태와 양국의 노력으로 볼 때 현재보다는 나은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라고 본다. 정부는 국외 영향을 줄이는 환경외교적 노력에 우선적으로 더 역량을 모으고, 국내에서는 지자체별로 사례별 특성, 지역별 배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으로 배출을 줄이고, 우리들도 행동양식을 바꾸며 참여하는 장기적 상호 협력의 조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작년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채택되지 못한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보고서가 올해는 채택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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