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우리 삶에 침투하면서 생활방식도 변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확인하는 건 시간이나 날씨가 아니라 미세먼지 농도다. 스마트폰 미세먼지 앱을 터치한다. 앱이 실행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대략 0.5~0.6초가 걸린다. 이 짧은 순간이 합격자 명단이라도 확인하는 것처럼 긴장된다. 이윽고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나는 표시. 날마다 합격한 하루, 불합격한 하루가 교차한다.

하루하루 수없이 쏟아지는 뉴스에도 미세먼지처럼 배드뉴스(bad news)가 있고 맑은 날 같은 굿뉴스(good news)가 있다. 대부분 기사는 어둡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이어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은 배드뉴스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명에도 못 미치는 0.98명으로 집계됐다는 소식은 미세먼지 농도로 따지면 ‘매우 나쁨’이나 ‘최악’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청년 실업이나 교육문제 등 산적한 국가적 난제들은 ‘상당히 나쁨’ 수준이다. 에티오피아 항공기가 추락하고 베네수엘라가 대정전으로 암흑천지가 됐다는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뉴스에 나쁜 소식이 많은 것은 비판 기능을 가진 언론 속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두운 면을 조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옳은 소리를 내서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 잡을 수 있다면 배드뉴스는 계속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배드뉴스는 굿뉴스이기도 하다.

이 같은 관점으로 성경에서도 굿뉴스를 찾을 수 있다. 그 전형은 아마도 다윗의 밧세바 사건일 것이다. 목욕하는 남의 아내를 훔쳐보다가 마음을 빼앗겨, 군인이었던 그녀의 남편을 치열한 전장에 내보내 죽게 하고 그 여인을 자기 아내로 삼아버린 고대 이스라엘 왕 이야기다. 당대 예언자 나단은 하나님께 받은 메시지를 왕의 앞에서 전한다.

“내가 너의 집안에 재앙을 일으키고 네가 보는 앞에서 내가 너의 아내들도 빼앗아 너와 가까운 사람에게 주어서, 그가 대낮에 너의 아내들을 욕보이게 하겠다.”(삼하 12:11, 새번역)

끔찍한 저주이자 심판이다. 나단의 예언은 그 자체로 배드뉴스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다윗의 죄악에 대해 심판이 선포됐다는 점에서 하나님의 정의를 드러내 주는 굿뉴스라 볼 수 있다. 다윗이 위대한 왕으로 남은 것은 자신을 향한 예언자의 비판을 즉시 인정하고 회개했기 때문이다. 다윗은 이렇게 자백한다.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습니다.”(삼하 12:13, 새번역) 시편 51편은 다윗의 처절한 회개 기록이다.

다윗의 즉각적 회개에도 불구하고 밧세바와의 사이에 낳은 첫 아이는 사망하고 만다. 이후 벌어진 자식 문제와 압살롬의 반란, 그리고 쫓기는 신세가 된 말년 등은 개인적 죄는 용서받았지만, 죄에 대한 결과는 취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사랑은 중단되지 않았다. 다윗의 계보 속에 그리스도가 이어지는 게 그 증거다.

이 사건은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반영한다. 기독교 세계관은 ‘창조 타락 구속 완성’이란 뼈대를 가진다. 인간의 타락 속에서도 그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죄 많은 인간을 구원해 완성한다는 것이다. 오늘의 뉴스 이면에서 기독교 세계관의 이 같은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면 뉴스의 홍수 속에서도 신적 메시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서울의 집값이 17주 연속 하락했다는 뉴스는 부동산 규제로 경기 활성화를 막는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탐욕스러운 투기를 억제해 서민들이 집값 걱정을 덜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좋은 소식이다. 성경은 가난한 사람들을 압제하는 구조 자체를 지적한다. 지난해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가 3781명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9.7% 감소했다는 소식은 소중한 생명을 안타깝게 잃는 일이 줄었다는 점에서 굿뉴스가 된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인간 생명은 하나님의 이미지로 창조된 존재다.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누구도, 그 무엇도 해칠 수 없다.

국민과 역사 앞에 사죄할 기회를 차버린 전두환 전 대통령의 행태는 어떨까. 안타까운 배드뉴스이지만, 그를 통해 죄악에 물든 인간 본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라리 굿뉴스에 가깝다. 최고의 굿뉴스는 죄 많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그리스도가 찾아오셨다는 사실이다. 오늘 당신의 굿뉴스는 무엇인가.

신상목 종교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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