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고용동향은 취업자 증가폭이 26만명을 기록해 양적인 면에서 개선됐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뻐하기 어렵다. 정부가 노인 공공일자리를 임시로 만들고 은퇴자의 귀농에 농림어업 취업자가 늘어난 덕이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급격하게 증가한 반면 30, 40대는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은 11개월 연속 취업자가 줄었다. 특히 반도체 통신장비 전자기기 같은 주력 업종에서 하락폭이 컸다. 건설업, 도·소매업, 금융·보험업도 감소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고용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형국이다. 재정 효과를 빼면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대라는 분석도 나왔다. 주요 산업에서 일자리 감소폭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민간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재정의 마중물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봄이 왔는데 고용시장은 여전히 싸늘하다.

일자리는 기업이 움직여야 만들어진다. 한국경제연구원이 500대 기업의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46%가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5곳 중 1곳은 직원을 새로 뽑지 않거나 지난해보다 채용인원을 줄일 거라고 했다.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면서 기업은 잔뜩 움츠러들었다. 노동비용 부담과 경기 악화의 공포에 짓눌려 있다. 기업이 다시 투자와 고용에 나서도록 만들려면 확실한 신호를 보내줘야 한다. 작년부터 얘기해온 최저임금 결정구조와 탄력근로제 개편이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런 마당에 어떻게 부담을 예측하고 고용을 늘릴 수 있겠나.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정치권이 결단해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자”고까지 제안했다. 이 같은 구상을 실행에 옮길 정도의 파격적인 신호 없이는 일자리가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경기 악화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한국 경제가 역풍에 부닥쳤다고 경고하며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을 권고했다. 선제적인 추경 편성과 금리인하 등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정책을 모두 동원해야 할 때다. 이런 노력은 정부가 기업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가 된다. 거듭 말하지만 기업이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민간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