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7번 홀의 모습. 호수 한가운데 섬처럼 떠 있는 17번 홀은 그린이 좁아 선수들이 실수로 공을 물에 빠뜨리기 쉬워 경기에 많은 영향을 주는 곳이다. AP뉴시스

‘17번 홀에 올해는 몇개의 공이 빠질까.’

남자 골프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14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7189야드)에서 열린다.

1974년 창설된 이 대회는 4대 메이저대회에 버금가는 권위를 지니고 있다. 특히 이 대회 상금은 메이저대회를 능가한다. 올해 총 상금은 1250만 달러(142억원)나 된다. 지난해까지 총 상금이 가장 많은 대회는 US오픈(1200만 달러)이었다. 또 이 대회 우승 상금은 225만 달러(25억원)로 지난해 최고 우승상금이 걸려 있었던 US오픈(216만 달러)을 넘어섰다. 챔피언 예우도 PGA 최고다. 다른 PGA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PGA 투어 풀시드권 2년을 주지만 이 대회 우승자는 5년을 받는다.

따라서 이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2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3위 브룩스 켑카(미국) 등 톱랭커들이 총 출동한다.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두 번이나 들어 올렸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부상에서 완쾌돼 세 번째 트로피 수집에 나선다. 우즈는 13일 9개 홀 연습 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목 통증이 이제 고통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국내 팬들에게도 낯이 익다. 2011년 최경주(49), 2017년 김시우(24)가 전 세계 톱랭커들을 따돌리고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시우는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21세 10개월)까지 세우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김시우는 올해 2년 만의 우승 사냥에 나선다. 또 안병훈(28), 임성재(21), 강성훈(32)도 우승의 꿈을 안고 출격한다.

대회 코스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곳은 17번홀(파3·137야드)이다. 호수 가운데 섬처럼 떠 있는 형태로 설계된 이 홀은 해마다 승부처가 되며 숱한 좌절을 선수들에게 안긴 악명 높은 곳이다. 그린의 앞뒤 길이가 23m, 좌우 폭은 16m, 총면적은 363㎡밖에 되지 않아 심리적 부담이 상당하다. 이에 지난해엔 나흘동안 54차례나 공이 수장됐다. 2007년에는 가장 많은 93차례나 공이 물에 빠졌다. 최근 12년간 평균 47.8개의 워터 헤저드 기록이 있다. 2005년 밥 트웨이(미국)는 2005년 3라운드 때 다섯 번이나 ‘퐁당쇼’를 연출한 끝에 이 홀 최다인 12타 기록을 남겼다. ‘왼손황제’ 필 미켈슨도 17번홀에서 맥을 못추는 선수로 유명하다. 82번의 라운드에서 16오버파를 기록했다. 그래서일까. 미켈슨은 이번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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